“재미 추구…독서 일상화하는 입구 넓히는 과정”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거나 낭독하는 것을 넘어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일상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이를 통해 팬덤을 구축,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까지 끌어내는 등 북튜버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은 출판사 민음사가 운영하는 ‘민음사TV’다. 약 3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책보다 재미있는 책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드라마 원작 소설을 소개하고, 사회가 혼란할 때 읽어야 할 정치 소설을 꼽는 등 ‘책 추천’으로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왓츠 인 마이백’, ‘퇴근 후 취미 공유’ 등 직장인의 일상을 공유하며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하말넘많, 찰스엔터 등 인기 유튜버들을 초대해 책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완급을 조절하는 등 마니아들과 가볍게 콘텐츠를 즐기는 시청자들을 함께 아우르는 균형 있는 콘텐츠로 호응을 끌어낸다. 이에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민음사TV를 보고 찾아왔다”는 관람객이 있는가 하면, ‘민음사TV’ 진행자인 조아란 마케팅부장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2017년 유튜버 겨울서점의 등장 이후 책을 요약하거나 주제별로 모아 추천하는 북튜버들이 독자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양귀자의 ‘모순’, 최진영의 ‘구의 증명’ 등 ‘역주행’으로 이목을 끈 도서들이 북튜버의 추천 이후 관심을 유발하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에 출판계에서는 ‘유튜버셀러’(유튜버가 만드는 베스트셀러‘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컸었다.
물론 지금도 북튜버들의 ‘추천’이 미치는 영향력 없지 않지만, ‘책 보다 재밌는 책 이야기’를 표방한 민음사TV처럼, ‘다양한’ 콘텐츠로 재미를 선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각종 ‘밈’을 활용해 어려운 책도 쉽게 풀어내는 유튜브 채널 ‘너진똑’이 꾸준히 관심을 받는 가운데, ‘한국소설 가상캐스팅’, ‘서점 알바 브이로그’ 등 책을 주제로 하되 기존의 콘텐츠와는 다른 분위기를 조성 중인 유튜브 채널 ‘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영상 콘텐츠 리뷰와 함께 책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찰스엔터, 하말넘많 등의 사례까지. 무게감을 잠시 내려둔 독서 콘텐츠도 있다.
2020년 전후로 북튜버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꾸준히 지적된 그들의 ‘명과 암’을 넘어, 콘텐츠 그 자체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기도 한다. 2020년 전후로 북튜버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광고 등을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일부 추천 콘텐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엇갈린 시선들이 이어진 바 있었다.
특히 책이 젊은층의 ‘즐거운’ 소재가 되는 현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 젊은 독자들은 책을 읽는 것을 넘어, SNS를 통해 감상을 공유하고 나아가 굿즈 등을 구매하며 영향력을 발휘 중인 상황에서, 온라인상에서도 책을 중심으로 한 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
한 북튜버는 “예전엔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정적인 활동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책이 삶 가까이 들어왔다”고 달라진 흐름을 짚으면서 “그만큼 ‘책은 어렵다’는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고,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나도 북튜버로 활동하면서 ‘책을 다루되, 책만 이야기하지 않는 방식‘—즉 책을 삶과 연결 짓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이런 흐름은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독서를 일상화하는 입구를 다양하게 넓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에 대한) 외연 확장이 책의 깊이를 얕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깊이에 더 많은 사람이 닿을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일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한다. 접근 방식이 달라져도, 책이 사람과 삶을 잇는 중심축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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