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아진 '원클럽맨' 기성용, 서울 떠나 이적 추진
박주영, 이청용 이어 또 한 명의 레전드 이탈에 파장
FC서울을 떠나는 기성용.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프로축구 FC서울의 리빙 레전드 기성용이 팀을 떠나면서 팬심이 들끓고 있다.
서울은 25일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현재 포항 이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말 스코틀랜드 셀틱과 계약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를 거쳐 2020년 여름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한 기간을 제외하면 K리그에서는 서울 유니폼만 입고 활약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부상이 잦고 기량도 확실히 예전만 못해 올 시즌에는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김기동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기성용이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2021∼2023시즌 세 시즌 연속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건재감을 과시했던 그는 지난 시즌엔 아킬레스건, 올해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여파로 각각 20경기,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4월 부상으로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던 기성용은 최근 훈련에 복귀했음에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이에 서울도 “이번 결정은 올 시즌 FC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 선수가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FC서울의 레전드 기성용.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서울은 은퇴식도 약속했지만 팬들은 기성용이 떠나게 되자 반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팬들은 최근 구단 레전드들과 원치 않은 이별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지난 2022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박주영이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울산으로 이적했고, 서울서 프로 데뷔한 이청용 역시 유럽 생활을 마치고 서울이 아닌 울산과 계약해 서울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기성용 이적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구단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항상 팀의 레전드를 일관적이고 일방적인 방식과 태도로 대했다. 수호신들이 모든 마음을 담아 응원했던 선수에게 결국 마지막은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만들었으며 이 과정은 늘 이해할 수 없는 구단의 기조와 답답함으로 일관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또다시 서울 구단이 우리를 기만하는 듯한 행위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아울러 구단의 현 순위 역시 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기성용 선수 이적 상황 및 선수단 내 불화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가감 없이 투명하게 공개, 선수단 장악 문제 및 순위에 대한 감독의 입장 표명 발표를 구단에 공식 요청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의 부진한 성적도 팬들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은 시즌 전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7위에 머물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홈에서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으로 부진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이 큰 가운데 구단 레전드 기성용마저 팀을 떠나게 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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