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재도전"…적자에 쫓기는 HLB, FDA 허가 '마지막 승부'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6.24 14:21  수정 2025.06.24 20:03

승인 가능성 높이기 위해 타입 A 미팅 신청

클래스 1 분류 통한 신속한 허가 기대

재무 구조 불안 요소 산재, 허가가 주요 분기점

FDA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HLB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위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신약 허가 시도가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진양곤 회장의 자신감에도 수년 간 이어진 적자와 반복된 자금 조달로 인해 시간은 HLB의 편이 아니다.


24일 HLB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와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은 이달 19일 FDA에 ‘타입 A’ 미팅을 신청했다. 타입 A 미팅은 보완요구서한(CRL) 수령 등 품목허가 심사가 중단됐을 때 승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FDA 관계자와 만나 논의를 나누는 자리다.


앞서 지난 4월 HLB는 “포스트액션레터(PAL)를 통해 지적사항이 명확히 파악됐기 때문에 별도로 타입 A 미팅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HLB는 최근 “항서제약과 엘레바는 FDA가 PAL에서 지적한 마지막 한 가지 사항을 입증, 보완해 지적사항을 완벽하게 해소한다”며 타입 A 미팅 소식을 공지했다. 신약 허가 과정에서 아주 작은 변수까지 차단하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HLB 관계자는 “(지난 4월) 당시 항서제약과 엘레바는 FDA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CMC팀과의 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안 권고가 제시됐다”며 “양사는 명확한 FDA의 동의를 얻기 위해 타입 A 미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FDA는 제약사로부터 보완자료가 제출되면 그 중요도와 범위에 따라 ‘클래스’를 분류한다. FDA가 클래스 1로 분류할 경우 접수일로부터 2개월, 클래스 2로 분류할 경우 6개월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HLB는 현재 클래스 1 분류를 통한 신속한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HLB는 “항서제약과 엘레바의 CMC(생산공정 및 품질관리) 전문가 모두 동일하게 클래스 1을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FDA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적자’…리보세라닙 허가 ‘절실’

HLB는 어느 때보다 리보세라닙의 FDA 품목허가가 절실하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진출이 수년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질적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HLB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HLB는 연결 기준 매출 681억원, 영업손실 1185억원, 당기순손실 10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287억원, 당기순손실은 689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HLB의 현금비율은 57.89%, 부채비율은 36.08%로 업계 평균 대비 양호한 수준이나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 요구된다. 기업의 핵심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이 수년 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된 자금 조달도 불안감을 키우는 배경이다. HLB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659억원의 외부 자금을 확보했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유상증자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됐으며 단기 및 장기차입도 포함됐다. 단기·장기차입금은 2023년 51억원에서 2024년 292억원까지 늘었다. 영업 활동과 투자 활동에서의 현금 유출을 재무 활동에서 자금을 조달해 메우는 구조인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HLB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4.06으로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리보세라닙 등 신약이 상업화 됐을 때 창출할 미래의 가치가 HLB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번 FDA 품목허가 ‘재재재도전’이 그룹 및 주주들에게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HLB 관계자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간암 신약의 신속한 재신청이라고 판단한다”며 “현재 HLB는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항서제약과도 긴밀히 협의해 신약 허가 재신청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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