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2만명 러에 보내
北, 세번째 러 파병에 어떤 보상 받을까
정부 "유엔 결의 위반…불법 협력 중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찾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협조할 내용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락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3차 파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군 추가 파병 논의를 김 위원장이 직접 결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쇼이구 서기의 방북이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1년이 되는 뜻깊은 시기에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김 위원장과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쇼이구 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다며 회담에서 "최근 몇 주간 두 나라 국가 수반들이 친서 교환을 통해 합의한 중요 문제들을 이행하는 데서 나서는 당면한 협조 사항들과 전망 계획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면담에서는 북한군 3차 파병 논의 이외에도 파병군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 등도 논의됐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서 조선인민군 부대 군인들이 발휘한 영웅적 위훈을 길이 전하기 위한 일련의 구상과 계획들이 토의되고 합의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측이 "복잡한 국제 및 지역정세를 비롯해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되었으며 완전한 견해일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北, 러에 공병·군사건설인력 6000명 파견
북한이 3차 파병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러시아 관영 매체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났다. 북한은 전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재건을 위해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쇼이구 러시아 서기가 지난 1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러시아 관영매체 등이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약 1만1000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으며,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이 증원 개념으로 추가 파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파병까지 합하면 총 2만여명을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견하는 것이다. 세 번째 파병을 결정하면서 대가로 무엇을 챙길지, 북·러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을 방문한 쇼이구 서기는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뒤 러시아 매체 기자들에게 쿠르스크 재건을 위한 북한의 지원 결정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영토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공병 병력 1000명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2개 여단 규모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전황 타개를 위해 작년 8월 공격한 러시아 남부 지역이다. 한때 우크라이나가 점령했지만 러시아가 사실상 수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쇼이구 서기는 "이는 북한인들과 김 위원장이 우리나라에 보내는 형제적 지원의 일환"이라며 양측의 건설적 협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까운 시일 내 작업이 시작할 것"이라며 "먼저 준비, 장비 관련 작업을 한 뒤 실질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구 작업은 지뢰를 제거하지 않고 시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파견으로 북한은 군사 기술 추가 이전은 물론 경제적 이득까지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세 차례에 걸친 파병을 통해 북러 관계는 확실히 돈독해졌을 것"이라며 "군사 기술 이전, 경제 교류 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고해지는 북러관계…대규모 경제 이득 노린듯
쇼이구 서기가 북한을 찾은 건 이번 달에만 두 차례다.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나 북러 관계의 공고함이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는 지난 4일과 지난 17일 평양을 방문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쇼이구가 지난 4일 방북 당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이날 다시 방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전에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뒤 실제 이행을 위해 쇼이구가 불과 13일 만에 다시 평양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파병은 공병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전 두 차례는 전투 병력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공병을 보내 대규모 경제적 이득을 바라보고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특사를 매개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과의 간접소통한 것"이라며 "전후복구의 선점과 외화획득을 위해 군 건설단을 파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을 통해 미국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구체적 행동으로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대미 메시지 발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북한 측의 쿠르스크 재건 참여는 군사 협력 다변화를 상징한다"며 "향후 있을 북러 정상회담에서 군사·경제·외교 협력을 포괄하는 포괄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토대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열흘이 지나가면서 북·러 간에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논의가 오갈지도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등 총 6000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북러가 불법적인 협력을 지속하는 데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해외 노동자의 접수·고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지난 17일 북한이 러시아에 공병 병력과 군사건설 인력 등 6000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우려할 일"이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