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및 IT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하드웨어 UX(사용자 경험) 재조명
AI 기능 탑재한 지능형 신제품 눈길
가전 및 IT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하드웨어 UX(User Experience)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 확산과 함께 단순한 고성능 경쟁을 넘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과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디바이스들이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IT·가전 제품들의 공통점은 기기의 ‘사용 목적’과 ‘형태’에 대한 통념을 바꿨다는 점이다. 대표 사례로는 ▲이동형 스탠드 TV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LG전자의 ‘스탠바이미’ ▲기기 화면 형태를 바꾼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 등이 있다.
아울러 외산 제품 사례로는 ▲자동 청소 형태를 제시한 로보락의 로봇청소기 ▲뜨거운 열 대신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 다이슨의 에어랩 스타일러 ▲전문 장비를 미러리스로 축소하며 시장을 재편한 소니의 풀프레임 A7 시리즈 등이 꼽힌다.
특히 LG전자의 스탠바이미는 지난 2021년 첫 선을 보인 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TV는 고정 전자제품이라는 틀을 깨고 어디서든 TV를 시청할 수 있게 만들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덕택이다.
스탠바이미는 화면 좌우를 앞뒤로 각각 65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 스위블과 시계·반시계 방향 90도까지 회전시킬 수 있어 자세에 따라 편리한 조정이 가능하다.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이동형 TV 라는 혁신을 끌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스탠바이미2와 스마트모니터 스윙을 선보이는 등 무선 이동식 스크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외산 기업 중에선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A7 시리즈'가 대표적인 혁신 제품으로 꼽힌다. 2013년 소니는 세계 최초 35mm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lpha 7’을 시장에 선보이며 DSLR 위주로 편성된 카메라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다.
미러리스는 기존 DSLR과는 구조가 다른 디지털 카메라로 이름 그대로 '거울이 없는 카메라'다. 센서가 직접 빛을 받아 디지털 화면을 보여주는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고화질 카메라이면서도 작고 가볍다는 특성이 있어 동영상 촬영이 증가한 최근, 많은 전문가와 영상 제작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소니 외에도 캐논, 니콘, 후지필름 등이 미러리스 카메라를 제작하고 있지만 소니가 해당 시장에서 44%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제품들은 기존의 관성이나 공식을 무력화하고 하드웨어 UX(User Experience) 패턴을 완전히 바꿨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스펙이나 외형을 개선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설계한 UX 중심의 하드웨어’라는 점에서 재평가 중이라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마다 기술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사용 환경과 맥락을 바꿔 새로운 소비 패턴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하드웨어 UX를 중심으로 한 혁신 제품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하드웨어 UX는 단순한 디자인 개념을 넘어, AI·센서·디스플레이 기술과 연결된 지능형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가전 시리즈는 사용자의 패턴과 주변 환경을 학습해 동작을 최적화하고, LG전자의 세탁기는 세탁물 재질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드를 조절한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시선과 손 제스처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시했으며, 디스플레이와 센서가 결합된 스마트 홈 기기들도 점차 확산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용자 환경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페이스 설계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국내외 가전·모바일 업계 모두 관련 기술 확보와 UX 기획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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