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 출하량 감소, 산지가격 인상
외식물가, 밥상물가 인상 견인
공정위, 계란 가격 담합 조사 실시
정부 “먹거리 물가, 외식업계 원가 부담 총력”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대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외식물가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전체 물가보다 외식물가가 빠르게 오르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외식물가는 물론 밥상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한숨이 짙어지는 이유다.
외식물가, 소비자 물가 추월…인건비, 원재료값 상승 영향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메뉴판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지난 5년간 전체 소비자 물가보다 외식물가가 더 크게 오르고 있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외식물가지수는 124.56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았다. 이 같은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122.22 12월 122.45, 1월 122.89, 2월 123.41, 3월 123.80, 2025년 4월 124.3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전체 소비자물가는 10%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외식물가는 2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런치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값이 급상승했다는 의미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가격은 1만2269원으로 전달(1만2115원) 대비 154원 올랐다. 삼계탕은 전달(1만7500원)보다 154원 오른 1만7654원이었다. 여름철 소비자들이 찾는 주요 외식 메뉴의 값이 올랐다. 김밥(3623원)과 김치찌개 백반(8500원)도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외식 물가가 급격하게 오른 이유는 인건비와 원재료값이 인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기후변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 외식 물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밥상물가도 위태…출하 물량, 산지 가격 인상 영향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대에 고등어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밥상물가도 위태롭다. 5월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배추(-15.7%), 사과(-11.6%), 참외(-27.3%), 파(-33.4%) 등 일부 품목의 출하량 증가로 하락폭은 확대됐으나 마늘(20.7%), 무(26.7%), 고등어(10.3%) 등의 값은 올랐다.
이상기후와 출하 물량 감소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최근 계란과 닭고기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계란가격은 이달에 상승한 것으로 파악했다. 닭고기의 경우 출하 물량이 줄어들어 산지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먹거리 관련 할당관세를 연장·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할당관세 확대 품목은 고등어, 계란가공품, 식품원료 등 4종이다. 고등어는 올해말까지 1만t 신규 도입하고, 계란가공품은 1만t 확대한다.
특히 산지가격체계 투명화와 수급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유통구조를 개선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산란계협회를 대상으로 계란 산지가격 인상에 대한 담합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산란계협회는 2월 개당 146원에서 5월들어 개당 190원으로 30.1% 올렸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를 잡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을 비롯해 할당관세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겸 1차관은 제4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고 먹거리 등의 가격상승률도 여전히 높아 생계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계란은 과도한 산지가격 인상에 대해 공정위의 담합조사를 추진하고, 식품・외식업계의 원가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과일칵테일 등 식품원료 4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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