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서울 집 값…토허제 확대 등 추가 규제 초읽기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6.15 06:00  수정 2025.06.15 06:12

성동에 노도강까지 ‘들썩’…경기권까지 영향

주택 공급 부족과 대출 규제 앞두고 매수심리↑

정책 수단 총동원 천명…시 “토허제 쓸 수도”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서울 집 값이 급등하면서 ‘패닉 바잉’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강남 3구와 용산을 넘어 마포·성동·양천 등 강북 주요 지역까지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자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추가 지정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예고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여만에 주간 기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첫 시험대에 올랐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주(9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오르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넷째주(8월 26일 기준, 0.26% 상승) 이후 약 9개월 여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이다.


송파구가 0.71%, 강남구가 0.51%로 지난 3월 셋째주(송파 0.79%, 강남 0.83%) 이후 각각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서초구(0.45%)는 물론 성동구(0.47%)와 용산구(0.43%)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종로(0.17%)·성북(0.13%)·노원(0.07%)·구로(0.06%)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폭이 적었던 강북 지역까지 상승폭을 키워 서울 주변부로 가격 급등세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는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노원구 중계동 중계 한화꿈에그린 더 퍼스트(전용면적 121.28㎡)는 13억2900만원에 손바뀜하며 종전 신고가 12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4일에는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전용면적 74.96㎡)가 9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주요 도시도 영향을 받았다. 같은 기간 성남 분당구와 과천 아파트 값은 각각 0.39%, 0.35%가 올랐다. 용인 수지구도 0.24% 상승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상승률은 0.03%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집 값의 급등세는 주택 공급 부족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대출 규제 강화 막차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똘똘한 한 채’ 수요 속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우려는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총 7358가구로 지난 2021년(2960가구)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서울의 내년 공급 물량도 2만4462가구로 반토막이 예상된다. 서울의 연간 적정 공급 물량은 약 4만5000여 가구다.


지금 아니면 집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불안 심리가 매수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전 실수요자들이 분주해졌다. 특히 중저가 단지가 많은 강북지역이 상대적으로 금리와 대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당분간 서울 집 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수요자 보호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각 부처의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대출 규제 강화 등이 예상된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12일 개최한 부동산 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부동산 투기·시장교란 행위나 심리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 등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망라해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도 규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3월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 아파트를 토허구역으로 재지정한 바 있다. 당시 성동과 마포구에 대해서는 6개월간 ‘풍선효과’ 발생 여부를 살펴보고 지정을 보류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성동 및 마포구에서의 집값 상승세를 언급하며 “토허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시장이 비상 상황이면 쓸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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