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콘스낵 마케팅팀 인터뷰
바나나킥 이후 47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
편의점 발주 제한 등 대박 행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도 속도
지난 9일 농심 콘스낵 마케팅팀의 (오른쪽)이정민 책임(41·여)과 오영주 주임(26·여)이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농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농심
“제니가 좋아하는 그 과자, 이번엔 더 새롭고 맛있게 돌아왔습니다.”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농심 본사에서 만난 이정민 책임(41·여)과 오영주 주임(26·여)은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아 온 ‘바나나킥’의 시리즈 첫 신제품 ‘메론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바나나킥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콘스낵 마케팅팀의 핵심 멤버다.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최적의 업무 시너지를 내고 있다. 99년생인 오 주임이 최신 트렌드를 바탕으로 풍성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업계 베테랑인 이 책임이 그것을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구체화해준다. 서로의 강점을 살리며 일하고 있는 셈이다.
신제품 메론킥 역시 둘의 최적의 아이디어가 결합해 탄생했다. 메론킥은 농심이 ‘바나나킥’ 이후 47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이다. 지난 4월 출시 후 5주간 350만봉이 판매됐다. 이는 첫 주 100만봉을 기록했던 먹태깡보다 1.5배가량 많다. 먹태깡은 새우깡의 후속작이다.
이날 이정민 책임은 “바나나킥은 1978년 출시 이후 5월 기준 누적 13억7000만 봉이 팔렸다. 국민 과자로 자리 잡은 국민 스낵이 이번에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며 “과거 맛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맛과 다양한 도전을 통해 젊은 층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심이 최근 수출 전략 품목을 라면에서 스낵으로 대폭 확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바나나킥과 메론킥 등을 앞세워 미국, 일본, 중국을 본격 공략하기로 했다”며 “국내서 메론킥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편의점에 발주 제한이 들어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결정적 역할은 걸그룹 블랭핑크의 멤버 제니가 했다. 지난 3월 미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바나나킥을 꼽으면서 화제가 됐고, 4월 초부터 바나나킥에 대한 국내 및 수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국내 매출의 경우 3월 대비 4월 매출이 약 40% 증가했다.
이 책임은 “바나나킥은 거의 50살 된 브랜드지만, 지금까지 오랫동안 1030타깃들에게 지지를 받아왔다”며 “‘바나나킥과 잘 어울리는 딸기, 민초 등 새로운 맛으로 다양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선보였고, 그 재미와 새로움을 고객분들이 좋아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바나나킥 확장 신제품을 준비하면서는 기존의 ‘새로운 맛의 바나나킥’ 전략을 다르게 해보고자 브랜드 네이밍을 ‘메론바나나킥’이 아닌 ‘메론킥’으로 정했다”며 우리나라 대표 과일맛 스낵으로서 킥브랜드 영역을 바나나에서 메론까지 확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농심 콘스낵 마케팅팀의 (왼쪽)이정민 책임(41·여)과 오영주 주임(26·여)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농심
◇ 메론킥 “전통성 살리면서도 새로운 디저트로 탄생”
농심의 신제품 ‘메론킥’은 식품 시장의 전반적인 트렌드와 소비자 선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출시 전, 콘스낵 기반 스낵과 잘 어울리면서도 초여름 시즌에 임팩트 있는 맛을 고민한 끝에 여러 후보군이 도출됐다.
내부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 반응을 수차례 테스트해가며 방향성을 다듬었다. ‘전통성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디저트형 콘스낵’이라는 콘셉트를 명확히 하기 위해 10대부터 30대까지 9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관능 테스트가 이뤄졌고, 맛과 식감 향에 대한 세부 조사도 진행했다.
특히 멜론맛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밀키하면서도 머스크멜론 특유의 풍미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였다.
스낵류에서는 흔치 않은 멜론맛이 가진 미묘한 향과 단맛을 살리기 위해 농심 식품연구소는 수차례 배합과 향료 조정을 거쳤다.
오 주임은 “열대과일류를 비롯한 다양한 여름철 인기 디저트 맛이 경합을 벌였고, 이 가운데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의 멜론이 최종 채택됐다”며 “연구원이 다양한 종류의 멜론을 연구하고, 또 수백개 먹어봤을 만큼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멜론맛은 여름 디저트에서 이미 입증된 맛이지만, 스낵으로 구현된 사례는 드물다”며 “식감과 향, 단맛의 균형을 조율하면서 ‘처음 먹어보지만 익숙한 맛’이라는 반응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농심 스낵 신제품 메론킥 연출 이미지 ⓒ농심
◇ 시장 안착 위한 다양한 마케팅…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
농심은 올 하반기 ‘메론킥’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캐릭터 마케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바나나킥의 동생’이라는 설정으로, 캐릭터에 성격과 취미를 부여해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시도 중이다. 키링 등 굿즈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이정민 책임은 “메론킥을 바나나킥 동생으로 소개했듯이, 킥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한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샘플링을 진행하는 한편, 온라인 바이럴과 식음료 브랜드와의 협업, 축구와 영화 등 엔터테이먼트 연계 홍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나나킥 190억 포함 킥브랜드 250억원으로 출발했지만, 감사하게도 좀 더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킥브랜드로서 판매 채널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안으로 시리즈 신제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해외 마케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앞서 농심은 킥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지난 4월 디저트카페 ‘노티드’와 손잡고 미국 LA 웨스트필드에 위치한 노티드 해외 1호점에서 ‘바나나킥 크림 도넛’을 선보인 바 있다. 향후 라떼 등 다양한 메뉴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 주임은 “이번에 새롭게 나온 메론킥의 경우 맛있게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며 “고객분들께서 먼저 바나나킥과 같이 우유에 말아 먹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에 꽂아 먹는 등 다양한 페어링으로 SNS에 바이럴 해주기 시작하면서 ‘핫한 레시피’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메론킥 팬인 지인께서 녹차아이스크림과 메론킥을 함께 드시면 메론킥의 달콤함과 녹차의 쌉쌀함의 조화가 좋다고 귀띔하셔서 먹어봤는데 정말 좋았다”며 “아이스크림 브랜드 ‘글라쇼’와 콜라보한 멜론맛 젤라또 아이스크림도 꼭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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