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모기·진드기 확산…정부, 5개년 감시·방제 로드맵 가동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6.11 15:38  수정 2025.06.11 15:38

AI 기반 ‘스마트 감시’ 도입

과학적 방제로 감염병 위험↓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변화로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와 진드기의 활동 시기와 분포 범위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5개년 로드맵을 수립했다.


질병관리청은 11일 ‘제2회 건강 브리핑’을 통해 감염병 매개체 감시·방제 중장기 계획(2025~2029)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기온 상승, 겨울철 온난화, 강수 패턴 변화 등 기후위기에 따라 활동 범위가 확대된 모기·진드기 등 매개체를 대상으로 한 감시·방제 고도화 전략을 담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기온이 1.4도 상승하면서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점이 과거보다 약 2주 앞당겨졌고 국내 쯔쯔가무시증의 주요 매개체인 활순털진드기의 분포도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일본뇌염, 말라리아,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매개체 전파 감염병의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로드맵은 국가 감시체계 고도화, 기후변화 대응 감시 강화, 감시·방제 인프라 확충, 과학 기반 방제체계 전환을 4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감시체계’ 도입이다. 기존에 수동으로 7~11일 걸리던 모기 밀도 분석이 AI 기반 모기 자동분류 장비(AI-DMS)를 통해 24시간 이내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 장비는 2025년 아프리카 1개국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동남아 3개국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또 해외 유입 감염병 조기 차단을 위해 제주 등 기후영향이 큰 지역과 공항·항만 인근에 집중감시센터가 설치된다. 해외 감염병 유입 가능성이 높은 이집트숲모기, 열대집모기 등 아열대종의 상시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방제 체계도 과학적으로 바뀐다. 기존의 주기적 방제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감시 데이터에 근거한 방제 활동으로 전환된다. 2029년까지 근거 기반 방제 비율을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물리적·생물학적 기법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도 병행된다. 시민이 직접 매개체 발생지를 신고하는 참여형 방제사업도 도입된다.


감시정보 통합을 위한 매개체 감시정보 플랫폼과 자원은행도 구축된다. 이를 통해 지역별 매개체 발생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학계·산업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예방 수칙도 함께 안내했다. 모기와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를 제거하고 야외 활동 시 긴 옷과 기피제를 사용하며, 캠핑이나 농작업 후엔 몸과 반려동물의 진드기 부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감염병 매개체의 위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중장기 계획을 통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매개체 전파 감염병의 발생위험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매개체 전파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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