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현장점검에도 발생한 명일동 싱크홀…내실화 필요성 대두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06.11 15:13  수정 2025.06.11 15:13

3월 사고 전까지 3주간 안전점검 5차례나 실시

서울시 “특이사항 발견 안돼”…내달 사조위 이목

기술적 한계 지적 속 형식적인 점검 개선 목소리도

지난 3월 말 발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 땅꺼짐(싱크홀) 사고와 관련, 사전에 5차례나 안전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지난 3월 말 발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 땅꺼짐(싱크홀) 사고와 관련, 사전에 5차례나 안전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 과정에서 사고의 전조증상이 파악되지 않은 것인데 이에 내달 발표될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원인 분석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현장점검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발생한 명일동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 1공구 싱크홀 사고와 관련, 해당 월 1일부터 사고 발생 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현장 안전점검이 진행됐다.


사고 발생 직전 약 3주 동안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자체점검이 3번,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합동 점검이 1번, 외부기관 점검이 1번 이뤄지는 등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점검이 이뤄졌으나 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 사전 전조증상 등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땅꺼짐 사고가 발생한 터널 구간을 포함해 공사가 진행되던 1공구 현장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점검이었다”며 “점검 과정에서 터널 내 별도의 특별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싱크홀사고는 지난 3월 24일 오후 6시 29분께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지름이 20m, 깊이가 18m에 달하는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사고는 현장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터라 지질 구조뿐만 아니라 공사와 땅꺼짐 사고 간의 연관성도 사조위 조사 과정에서 분석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사조위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사고 원인과 현장점검의 연관성을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단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공사현장에 대한 점검 내용 등이 사고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아직 조사 중인 상황에서 특정한 사안에 대해 전제를 두고 연관 짓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기술로는 사전 점검을 하더라도 전조증상 등 사고 조짐을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수 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땅꺼짐 사고는 발생 전까지 조짐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시나 전문가들이 단시간 동안 점검하고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예방해야 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사 중 수 차례 이뤄지는 현장점검에도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사고가 반복되는 만큼 사전 점검을 보다 내실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 후에도 서울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땅꺼짐 사고 우려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등을 실시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27일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여러 차례 걸쳐 현장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지만 실질적으로 사고 위험을 판단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라며 “사고만 나면 또 특별점검을 실시하는데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별별 점검들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점검 과정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고 시공사 입장에서도 여러 기관에서 수차례 점검이 이뤄지다 보니 막상 공사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있다”며 “점검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번 할 때 보다 면밀히 살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사전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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