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회장 일가 소유 회사들, 주당 4100원에 공개 매수
새 정부 공언 '자사주 소각 의무화' 앞서 선제적 상장폐지 추진
텔코웨어도 공개 매수 나서…행동주의 펀드 공격 대상 될 수 있다는 점 우려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상장폐지'가 본격화되고 있다. 새 정부가 공언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상장폐지를 추진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1·2대 주주인 비상장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한달간 주당 4100원에 신성통상 주식 2317만8102주(지분율 16.13%)를 공개매수한다.
작년 6월 상폐 추진 때의 공개매수가인 주당 2천300원보다 가격을 약 78.3% 높였다. 코스피 상장사인 신성통상의 전 거래일(6일) 종가는 3020원이었다.
신성통상은 의류 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를 보유한 곳이며, 최대주주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모두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다. 최 회장 측은 후계 구조 확립을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목표한 지분(16.13%)을 모두 매수하면 최 회장 측의 지분은 100%가 돼,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율 95%를 넘게 된다.
앞서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작년 6월 상폐를 위해 당시 최 회장 측 지분 외의 잔량 주식 22%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가격이 너무 낮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5.9% 매수에 그친 바 있다.
통신 소프트웨어 기업 텔코웨어 역시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텔코웨어 최대주주인 금한태 대표는 이달 10일까지 전체 발행주식의 25.24%를 1주당 1만3000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종료된다면 금 대표의 지분은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해 55.89%가 된다.
자사주 비율이 44.11%에 달하는 텔코웨어는 금 대표 측의 56% 지분만으로도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현행 상장폐지 규정상 자사주를 제외한 지분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는 95%, 코스닥은 90% 이상 보유하면 된다.
정부 정책 도입에 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이 감소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지고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