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소의 '능숙한' 멜로 첫 걸음 [D:PICK]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6.08 09:54  수정 2025.06.08 09:54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에 앳된 목소리로 여동생같은 분위기를 한 정지소지만, '기생충', '방법', '더 글로리', '거룩한 밤'까지 필모그래피는 다소 어둡다. 그렇지만 '태양의 노래'를 통해 새롭게 로맨스에 도전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그다.


ⓒ데일리안 DB

정지소는 2019년 천만영화 '기생충'에 다혜 역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단숨에 전세계까지 눈도장을 찍은 그지만, 사실 2012년 '메이퀸'을 시작으로 '기황후'에서 하지원의 아역을, '하이드 지킬, 나'에서 한지민의 아역을, '더블유'(W)에서는 한효주의 아역을 맡으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왔다.


그리고 그 연기력은 '기생충' 이후 선택한 작품 '방법'과 '더 글로리'에서 빛을 발했다. 정지소의 첫 연속극 주연작이었던 '방법'은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만 있다면 누구든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10대 소녀가 거대한 악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당시 흔하지 않았던 오컬트 장르물이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파격적인 숏컷으로 등장한 정지소는 성동일, 엄지원, 조민수 등 쟁쟁한 배우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에너지를 눈빛 만으로 전달하며 연상호 감독으로부터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감성이 풍부하고 독특하다. 백소진의 방법 장면을 만들어낸 것은 정지소 배우의 감성"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더 글로리'에서는 송혜교의 마음까지 빼앗은 정지소다. 문동은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그는 학교 폭력 피해자의 고통 받는 모습을 처절하게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이후 출연한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저조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정지소만은 기괴한 움직임과 함께 대사를 쉴새없이 쏟아내는 열연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 그가 '태양의 노래'를 통해 서툴고 사랑스러운 미솔로 변신했다. 햇빛을 볼 수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꿈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극의 감동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첫 멜로인 만큼, 이번 작품은 그에게도 의미 깊은 도전이다. 하지만 특유의 깊은 감정선 덕에, 2일 진행된 시사회 현장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지소는 "장르물보다 로맨스가 더 어렵게 다가왔다"며 "이 작품과 '더 글로리'를 같이 찍었는데, 딥한 작품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밝은 모습, 귀여운 모습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감독님 덕분에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그의 능숙한 첫 걸음이 앞으로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영향을 주게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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