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통쾌한 사건진행, 드라마 고공행진
진짜 민소희의 등장과 구은재 심경변화 ´글쎄´
SBS <아내의 유혹>은 통쾌한 드라마다.
질질 끌지 않고 최대 3회 이내 사건을 종결시키는 기술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심각한 사건이라도 골치 아프게 질질 끌지 않고 최대한 빠르고 통쾌하게 마무리 짓는 기술이야말로 <아내의 유혹>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복수를 향에 달려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막장드라마라는 비판과 함께 ´뭔가 다르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동시에 이끌어냈다.
<아내의 유혹>은 여타 막장드라마처럼 이야기를 지루하게 끌고 가지 않았고, 여러 내용이 뒤섞이다 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도 않았다. 결국, 이 같은 장점은 40%를 넘나드는 기대 이상의 시청률로 나타났다.
3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방영시간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맞물려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복수의 화신 ´구은재´…캐릭터의 변질?
하지만 <아내의 유혹>은 점차 흥미를 잃어가고 있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물론, ´민소희´(채영인 분)가 자신이 ´구은재´(장서희 분)라고 밝히면서 이미 정점을 찍어 긴장감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흥미를 더 유발하기 위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등장한 ´진짜 민소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
현재로선 ´민소희´ 등장으로 흥미를 예전만큼 끌어올리기는 버거워 보인다. 현재 드라마는 ´구은재´의 복수에 모든 초점이 맞출 필요가 있다. 갑자기 나타난 민소희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아내의 유혹>의 인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다소 맥이 빠진 건 사실이지만, ´구은재´의 복수라는 기본 맥락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드라마의 인기는 계속된다는 것.
하지만 지금 ´구은재´의 모습에선 드라마의 생기를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복수할 때의 독기는 사라지고 오히려 ´신애리´ 계략에 마음이 흔들리는 나약한 ´구은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민소희´였을 때는 그렇게 철두철미하고 꼼꼼해 ´구느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물이, 이제 와서 ´땅문서´를 아무 조건 없이 넘겨주는 문제로 고민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캐릭터의 변질이 아니겠냐는 지적.
지금까지 당한 것이 억울해 가족들은 물론, 자신까지 버리며 이를 악물고 복수를 준비해왔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청자들이 집중한 부분도 바로 ´신애리´와 ´구은재´의 기 싸움이었다. 그러나 신애리가 죽어도, 구은재가 죽어도 이 드라마는 기대했던 긴장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둘의 감정이 폭발해야 비로소 드라마의 매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 드라마는 초창기의 착해빠진 ´구은재´와 독해빠진 ´신애리´로 회귀하는 듯하다.
인물들 간의 두뇌싸움, 기 싸움이 존재하지 않는 <아내의 유혹>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며 통쾌해 했던 그 감정들을 모두 앗아가 버리는 결과만 불러올 뿐이다.
복수만을 외치던 주인공이 갑작스레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용서로 일관하는 모습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드라마가 지금까지 보여준 장점은 뚜렷한 선악구도를 바탕으로 주인공의 복수에 동조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악´은 절대 악으로 반드시 파멸해야 할 악행을 저질렀으며 그들의 악행엔 아무 이유도 없었고, 있다 해도 별로 중요치 않았다.
따라서 용서나 화해 따위를 논할 것이 아니라 ´권선징악´의 결말을 보여주는 것이 숙명이자 책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얻어낸 시청률만으로도 <아내의 유혹>이 방송사에 끼친 공로가 크며, 시청자들에게 선사한 재미 또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막장드라마라고 하더라도 그들만의 표현 방식이 있었고, 이는 패러디까지 양산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내의 유혹>의 끝이 흐지부지하게 처리되는 것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데일리안 = 우동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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