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중국 등 아시아 코로나 유행 조짐
끊임 없는 변이에 범용 백신 주목
기술 난제 많아, 현실화는 '과제'
최근 홍콩, 중국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방역 당국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이 고개를 들 조짐이 보이면서 모든 변이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27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만은 올해 20주차(5월 11~17일)에 코로나19 외래·응급실 방문자 수가 1만9097명으로 전주보다 91.3% 급증했다. 올해 발생한 사망 포함 중증 환자 대부분은 65살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였다.
홍콩은 20주차에 97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유행 정점이었던 796명보다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양성률은 13.8%로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사망 포함)는 27명이었다.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자 질병관리청도 대응에 나섰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환자 수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바이러스 검출률이 소폭 증가하는 추세로 변화가 감지된다”며 “지난해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우리나라보다 1~2개월 앞서서 환자가 늘어나면 우리나라가 뒤따르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아시아 발생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유행이 반복되는 이유는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는 RNA 바이러스로 유전체가 불안정한 특성 때문에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되자 WHO는 그리스 문자로 알파, 베타, 오미크론 등 이름을 붙여 관리해왔다.
이에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모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이다. 코로나19 범용 백신은 기존의 특정 변이나 계열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예방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기존 mRNA 백신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개량이 필요했으나 범용 백신은 한 번의 접종으로 넓은 범위 변이체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기업도 범용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에 진입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미국 스탠퍼드대로부터 범용 코로나 백신 기술을 도입했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은 바이러스 유사 입자(VLP)를 이용한 방식으로 mRNA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보관이 쉽고 범용성이 뛰어나다. 이론적으로도 모든 종류의 코로나19 변이체에 의한 감염증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DXVX는 한국,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범용 코로나 백신의 임상 2상을 위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과 남아공에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DXVX는 글로벌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수립하고 임상시험계획(IND) 자료를 작성 중이다.
DXVX는 지난해 루카에이아이셀로부터 범용 코로나 치료제 기술도 확보했다. DXVX는 “루카의 치료제 기술은 코로나를 비롯해 치명적인 바이러스 수십종에 대해 효력 시험 데이터가 확보된 상태”라며 “새로운 개념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바이러스 간 유전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든 계열에 효과적인 백신을 설계하는 것이 어렵다. 또한 범용 백신은 변이가 적은 공통 부위를 찾아야 하는데 이러한 부위는 면역 반응을 강하게 유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초기 임상을 통과한 범용 백신 후보는 사실상 드문 상황이다. 국내에서 백신 개발에 두각을 드러내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범용 코로나 백신의 경우 기초연구·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빅파마들도 범용 백신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라며 “기술적 난이도와 임상 불확실성으로 인해 범용 백신이 아닌 mRNA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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