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소재 된 출산·육아…저출생 시대 속 ‘감동’ 강조, ‘의미’ 있을까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5.21 14:01  수정 2025.05.21 14:01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은는 0.75명으로, 이는 OECE 평균(1.5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예능 또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출산의 감동을 강조하며 출산 또는 생명 탄생의 소중함을 다루는 중이다. 출산 이후 육아 과정도 생생하게 담으며 고충을 공유하는 동시에, 행복감을 강조한다.


다만 지나치게 ‘리얼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비혼을 부추긴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 영상 캡처

유튜브 플랫폼에서 연예인들, 인플루언서들의 출산, 육아 콘텐츠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기도 하지만,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방송인 김나영과 육아로그가 주 소재인 전재준, 이은형 부부 등 아이들의 콘텐츠의 중심에서 활약하기도 한다. 9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태요미네’ ,‘리쥬라이크’ 등 육아 콘텐츠로 큰 인기를 누리는 비연예인도 등장했다.


TV 프로그램도 ‘리얼한’ 전개를 강조 중이다.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의’)이 저출생 시대, 비인기과인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일상을 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출산 과정의 고통과 감동, 의미를 함께 담았는데 이때 TV조선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가 ‘슬전의’의 ‘리얼’ 버전이라며 출산 생중계에 나선 것.


‘리얼’을 강조한 것처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는 실제 산모들이 출산하는 순간을 직접 담아낸다. 저출산 시대 속 소중한 생명의 탄생 순간을 조명하는 이색 프로그램으로, 방송인 손담비, 양궁 선수 출신 기보배 등 스타들은 물론 비연예인 산모들이 출산하는 현장을 MC 박수홍, 양세형이 직접 찾아가 포착하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MC들은 감격하며 생명 탄생 순간의 감동을 강조한다.


남다른 감동과 출산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자신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비연예인들의 출산 현장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에 대해 반감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사전 미팅을 통해 출연자와 충분히 상의를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산모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럼에도 출산 현장을 생중계처럼 선보이는 것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어려움 끝에 새 생명을 만나는 순간의 감동도 있지만, 자칫 영상의 내용이 자극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다.


물론 KBS2 장수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해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MC 안영미가 “전 국민이 착상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는가 하면, 생명의 시작은 물론, 탄생의 위대함과 육아의 감동을 전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채널A ‘위대한 탄생’이 이미 방영되는 등 출산, 육아 관련 콘텐츠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 출산, 육아의 ‘감동’,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선 젊은층이 공감하기 힘들다는 것이 드러난 가운데, 결국 자극도만 높이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여기에 육아 일상을 공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은 유튜브 채널 ‘태요미네’의 주인공 태하가 ENA 예능프로그램 ‘내 아이의 사생활’에 까지 진출한 상황에서 그의 모친이 “요즘 부쩍 태하를 마주쳐서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해주시거나 사진 요청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태하를 갑자기 만지거나 소리 지르시거나 태하에게 사진 요청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 부탁드립니다”는 공지글을 남기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아이를 공개하며 부작용까지 고려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하며, 육아 콘텐츠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한 것. 저출생 시대, 출산, 육아를 콘텐츠 소재로 삼는 제작진, 부모들이 어떤 의미를 도출해 내고 있는지, 기대보다는 반감이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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