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담배 피우면 폐암 위험 ‘54배’ 뛴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5.18 12:00  수정 2025.05.18 12:00

소세포폐암 98.2%·편평세포폐암 86.2% 흡연 기여

13만명 빅데이터 분석…유전정보 포함 국내 첫 연구

유전요인 기여도 1% 미만…흡연 유해성 재확인

ⓒ게티이미지뱅크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소세포폐암에 걸릴 위험이 54.49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암 발병에 흡연이 미치는 영향이 유전요인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사실도 국내 최초로 입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연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는 2004~2013년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을 대상으로 유전위험점수(PRS)와 건강검진, 암등록, 보험 자격 정보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암과 후두암 중에서도 특히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은 흡연과의 연관성이 뚜렷했다. 유전위험점수가 동일하더라도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경우 소세포폐암 위험은 54.49배, 편평세포폐암은 21.37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0배 높았다.


흡연력에 따른 폐암 발생위험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반면, 흡연력이 동일한 조건에서 유전위험점수가 가장 높은 집단의 폐암 발생 위험은 1.20~1.26배, 편평세포폐암은 1.53~1.83배 수준에 그쳤다. 유전요인이 폐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흡연의 암 발생 기여도는 소세포폐암 98.2%, 편평세포폐암 86.2%, 편평세포후두암 88.0%로 나타났다. 유전요인의 기여도는 전체 폐암 중 0.7%, 편평세포폐암은 0.4% 수준에 불과했다.


엄상원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선천적 요인보다는 후천적 요인에 의한 체세포 돌연변이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흡연이 폐암의 주요 원인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선미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유전요인의 영향을 통제하고 흡연의 인과성을 재입증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며 “향후 담배소송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실증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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