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PK서 '이순신 서사' 띄우기…"위기극복 적임자 누구냐"

데일리안 통영(경남)·부산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15 00:00  수정 2025.05.15 00:00

유엔공원~옥포해전… 호국·보수 동선 활용

통영 거북선 모형 옆에서 "국난 극복" 외쳐

"같은 배, 다른 결과"… 尹과 성과 대조

전쟁사 빗대며 "승패는 리더에 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경수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난 극복 이순신 호국벨트'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사람의 리더십이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정치적 위치와 리더십을 이순신 장군에 투영하려 시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3일째인 14일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경남(PK) 지역을 돌며 '경제 성장을 이끌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이순신 장군 뿐 아니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하는 등 보수 유산을 공유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부산 일정 중 기자들을 만나 PK 지역을 찾은 배경에 대해 "험지라서 먼저 온 것은 아니다"라며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전통적인 루트에 따라 경부선 라인을 따라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정 전반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신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행보, 중도보수를 주장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조선시대 한산도대첩이 벌어졌던 통영을 찾아서는 바다에 정박한 거북선 모형 옆에서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통영 유세에 이 후보가 등장하기 전, 강유정 대변인은 "거짓과 무능이 아니라 민생과 미래를 이끌 사람"이라며 "이순신 장관이 바다에서 나라를 지켰듯 이재명 후보는 민생이 무너진 터전을 다시 일으킬 유일한 희망"이라고 소개했다.


사전 유세에 나선 경남도지사 출신 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도 "이 후보는 오늘 부산에서 시작해 창원·통영·거제, 이순신 장군이 대한민국을 지켜줬던, 조선을 지켜준 그 길을 따라오고 있다"며 "지금처럼 계엄과 내란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일 때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위기 회복의 적임자가 누구냐"라고 물었다.


현장에 자리한 이 후보는 "통영에 깃든 이순신 장군의 보국안민 정신이 우리가 처한 이 위기를 확실하게 이겨내게 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을 선택할 바로 여러분 통영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세 지역 민심에 호소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선조가 그렇게 미워해도, 선조 때문이 아니라 조선 백성들 때문에 목숨을 걸고 조선을 지켰지 않았느냐"라며 "그 훌륭한 조선 장군, 그 장군 한 사람 때문에 조선의 백성 수십만 수백만이 목숨을 건졌고 (우리나라가) 일본의 영토가 될 뻔했지만 독립 조선을 유지했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조준하듯 "똑같은 조선 수군, 똑같은 배를 가지고 원균은 패전에 패전을 거듭했다. 똑같은 조건에서 이순신은 승전을 거듭하지 않았느냐"라고도 직격했다. 대신 자신의 성남시장 시절 업적을 소환하면서는 "똑같은 성남시 공무원을 가지고 누구는 빚더미를 만드는 한편, 누군가는 이 수백 리 밖에 있는 통영시민들도 부러워하는 성남시를 만들지 않았느냐"며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도를 전국 모든 시도민들이 부러워하는 1등의 광역도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일정에서 이순신 장군과 YS를 떠올리게 하는 안보·중도보수 상징 행보를 계속해 이어갔다. 첫 일정은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하는 데서 시작했고, 중간에는 창원과 통영을 찾았다. 일정의 마지막에는 YS의 또다른 고향인 동시에, 민주당이 지난 4·2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누르고 거제시장을 가져간 거제도도 찾았다.


이 후보는 앞서 부산 방문 중에도 "부산이 민주주의 성지이자,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느냐"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와 해운회사 HMM본사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 지역인 거제에서는 "여기가 옥포 해전 승전지인가. 내가 오늘은 이순신의 길이라고 해서, 이순신 장군의 승전지를 따라서 이동하고 있다"며 "우리 이순신처럼 완벽한 승리를 함께 한번 만들어보자"고 외쳤다.


그는 거제에서도 "똑같은 수군, 똑같은 배, 오히려 원균보다 못한 전력을 가지고 세계 해전사에 없는 24전 24연승, 그런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든 위대한 장군"이라며 "이 한 사람의 유능하고 충직한 장군 덕에, 조선이 다시 산 것이다. 그 여세를 몰아서 이번 6월 3일에는 대한민국의 승리, 대한국민의 승리를 여러분이 만들어 주시겠느냐. 이재명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겠느냐"고 호소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유세는 부산에서 시작해 경남과 전라도까지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으로서 각오를 다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이튿날인 14일 영호남의 경계인 화개장터를 거쳐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순차적으로 찾을 예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남해안 전투 지역을 동~서로 훑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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