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악화, 건설 부진···韓, 경기 둔화 현실화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05.12 16:16  수정 2025.05.12 16:16

5월 초 수출 철강제품 41.2%·승용차 23.2%↓

美, 반도체·의약품 등 관세 부과 시사

건설업 불황 지속···내수 회복 제약

‘줄라이 패키지’ 관세 폐지 관건

12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뉴시스

건설·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건설업 부진이 내수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미국발(發)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더욱 커지면서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제조업생산 등의 수출 호조를 견인하고 있지만 오는 7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남아있어 이마저도 불안정하다.


5월 수출입 모두 감소 철강제품·자동차↓


5월 1~10일 수출입실적.ⓒ관세청

이달 초 수출입이 모두 감소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8%(40억1000만 달러) 감소한 128억 달러를, 수입은 15.9%(27억6000만 달러) 줄어든 146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반도체가 14.0%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26.6%로 8.8%포인트(p)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주요품목의 수출은 줄었다. 특히 철강제품(-41.2%)과 자동차 부품(-42.6%), 승용차(-23.2%)가 크게 감소했다. 미국발 관세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석유제품(-36.2%), 선박(-8.7%) 등도 줄었다.


중국, 미국, 베트남 등 상위 3개국의 수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30.4%), 중국 (-20.1%), 유럽연합(-38.1%), 베트남(-14.5%)등에서 감소한 반면 대만(14.2%) 등은 증가했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사해 수출 감소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5월 경제동향’을 통해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의 관세인상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로 미국 수출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불황···내수 상황까지 연쇄 작용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에서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뉴시스

건설업 불황 장기화로 경기 둔화가 점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건설업황 침체가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5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건설기성은 1년 전과 비교해 토목(11.0%), 건축(16.1%) 등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감소해 14.7% 줄었다.


이 같은 건설투자 위축은 지난해 3분기(-5.7%), 4분기(-6.6%) 모두 감소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2.2% 줄었다. 주택 등 건축, 부동산업 등 민간에서 수주가 늘었지만 기계설치, 기타공공단체 등 공공발주가 줄어든 영향이다.


문제는 건설업 부진은 내수 회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KDI는 5월 경제동향에서 “3월 건설기성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일부 공사 현장의 작업 중단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며 “소비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건설투자가 극심한 부진을 지속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악영향 가시화···7월 패키지 분수령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일평균 수출부터 대(對)미국 수출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등 관세인상의 영향이 수출을 통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는 7월 8일로 예정된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2+2 통상협의’를 통해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관세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며 대내외 경제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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