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영향으로 음료·주류주 하락세
신속한 추경 따른 소비 개선 여부 주목
환율 안정시 원가 부담 줄어 실적 개선될 수도
미국발 관세폭탄 사정권에서 벗어난 내수주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음료·주류 관련 업종은 별 다른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후폭풍 등으로 소비 둔화 직격탄을 맞은 것인데, 추가경정예산이 실적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0%) 오른 10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와 비교하면 7.5% 하락한 것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7.5%)을 감안하면 정반대 행보를 보인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10원(0.05%) 오른 1만9290원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1.18% 하락한 수준이다.
음료, 주류, 외식업 등 소비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까지 더해져 관련 업종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비필수 소비재군 중심의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며 "내수 소비 부진 여파가 음료와 주류 사업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음료·주류 산업이 전형적인 내수 산업인 만큼, 경기 진작을 위해 도입되는 추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앞서 국회는 이달 초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한 바 있다. 최근 20년 내 가장 신속히 처리된 이번 추경과 관련해 정부는 신속 집행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예비비 등을 제외한 12조원을 '집행관리 대상'으로 설정해 오는 7월 말까지 70%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을 통한 내수 소비 부양책이 실제 소비 개선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산불 피해 등 잇따른 악재로 최악의 시점을 지나고 있는 국내 소비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시켜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진작 차원에서 2차 추경까지 시행할 경우, 민간 소비 증가에 따른 음료·주류 업종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환율 안정화' 흐름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계엄 사태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온 환율 영향으로 가중됐던 원가 부담을 덜어내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달러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원가 부담 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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