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이재명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서울 월세 비싸 돈 모으기 힘들어"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5.01 00:10  수정 2025.05.01 00:10

퇴근길 직장인 만난 이재명

"책임감 커지고, 미안·답답함"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민생 일정

한덕수 대선 출마설엔 날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저녁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에 참석해 직장인들의 고충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후보 선출 후 첫 민생 일정으로 직장인들과 만났다. 이 후보는 젊은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충을 들으며 주거·금융·결혼·육아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명 후보는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소재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에 참석해 20~40대 직장인 5명과 만났다.


간담회는 이날 출범한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기획한 '경청 시리즈' 첫 일정이다. 이 후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회색 정장 차림으로 수첩과 펜을 들고 직장인들의 발언을 받아 적었다.


이 후보는 "요즘 모든 영역에서 세상살이가 너무 팍팍해진 것 같다"며 "요즘 직장인들을 보면 안타까운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가 자랄 때 '평생직장'은 바뀌어서 직업이 매우 불안정해졌다. 내가 요즘 세대들한테 좋은 세상을 살아서 좀 미안하더라"라고 했다.


또한 "일 가정 양립과 가상 노동 문제가 안 되는 문화도 있지만, 절대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며 "대한민국은 절대 노동시간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보다도 180~190시간이 더 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한 "우리나라 월급이 명목상으로 오르긴 하는데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안 그래도 월급쟁이들은 '유리지갑'이라고 해서 명목상 임금이 오르면 과세표준이 오르고, 그러면 세율이 올라서 실제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은 늘어난다"고 했다.


이어 "퇴직연금도 거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데 그것도 연금 수준으로 올려주면, 그런 것들을 계속하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저녁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에 참석해 직장인들의 고충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경기도에 살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이 후보에게 "경기도에 사는데 괜찮은 직장들은 서울에 있다. 그래서 서울로 출근하면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린다"며 "그래서 서울에 살려고 하면 월세로만 최소 60만원이 나가는 악순환이 생기고, 신입인데 돈 모으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단계에서 서울 안에 직장을 다 만들고 주변에 집을 지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직주근접으로 바꾸기가 힘들어 걱정"이라고 답했다.


강유정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에게 "숙제가 많다"며 "숙제를 들은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추상적으로 금융·주거·경제·지방균형발전 등 이야기가 오늘 다 나왔는데, 책임감이 더 커지고 미안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직장인들의) 주거 문제가 제일 와닿았다"며 "한 참석자가 서울에 와서 취업하려면 한 달 월세가 최소 60만원씩 내야 한다, 살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주거와 직장이 많이 이격돼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는 게 쉽진 않지만, 매우 신경써야 될 부분"이라고 했다.


앞으로 이 후보는 '경청 캠페인'이란 이름의 선거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대선 행보 콘셉트를 '경청'으로 잡은 데 대해 "보통 선거를 하면 (정치인들이) 국민의 말씀을 듣는 게 아니고, 일방적으로 주장을 내세우고 자기 이야기만 한다"며 "주권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듣는 선거를 해보려는 생각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2일 대선 출마 선언설에 대해서는 "내가 웬만하면 그분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오늘 하도 기가 막힌 장면을 봐서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썼다"며 "출마하는 것도 좋고 다 좋은데, 현재 공직자니까 공직자가 해야 될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우리는 그들(대미 협상단)이 협상 테이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마무리하고, 이후 귀국해 선거 컴페인에 활용하려 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있다'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세상에 이럴 수가"라고 적은 바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