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이과 졸업…의사에 동경심 많은 사람"
"1+1이 100 되는 게 정치…충분히 논의하겠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정부가 무너지게 된 첫 번째 단초가 의료계와의 충돌"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바로 의대 증원 문제 해결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후보는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여당도 야당도 나서지 않고, 정부는 정부대로 고집을 부리니까 문제가 방치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기간 중 후보가 직접 의협 측과 만난 건 홍 후보가 처음이다.
홍 후보는 고교 때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이과로 졸업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의료계와 간극 좁히기를 시도했다.
그는 "그 당시 문과에서 이과로, 이과서 문과로 절대 못가는 구조였다. 고3 때 경북대 의과대학 가려했다"며 "그런데 집안에 갑자기 일 생기는 바람에 의사가 될 게 아니고 검사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입학시험 20일 앞두고 급히 문과로 바꿔서 대학에 갔다. 그래서 의사에 대한 평소 생각, 그리고 동경심도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운을 뗐다. 홍 후보는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홍 후보는 "지난번 정부에서 갑자기 의사 정원을 2000명 발표할 때 그건 무리다, 그건 안 된다라고 했다"며 "의료계에 물어보지 않고 (증원해서는) 대한민국 이공계가 망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시장으로 있다 보니까 중앙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 '의료계 내부서도 그걸 받아들이겠느냐, 의학 교육 질 저하 문제 생각 않느냐, 갑자기 정원 폭증하면 대학에서 수용 되느냐'(라고 말했는데) 그래도 (정부가) 안 넘어오고 움직이니까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대구시장에 있을 때도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에게 한번 보자고 했는데 안 만나주더라. 오늘 와서 봤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의대 증원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찾자고 오늘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관료와 정치인의 차이는 그런 것이다. 관료는 '1 더하기 1은 2' 이외에는 생각 안한다"며 "근데 1 더하기 1이 100도 되고 1000도 되는 게 정치다. 오늘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우리가 의료계 논의를 충분히 들어서 집권하면 바로 문제 해결 절차로 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리러 왔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그동안 후보께서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부당함을 늘 강조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국민과 의료계, 대한민국 전체가 현재까지 큰 아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와 정치권이 다 같이 이 문제를 공론장에서 논의해 다시 풀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의료 전문가가 의료 정책 결정에 협력하고 같이 논의해가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정상화할 수 있다"고 했다.
홍 후보는 비공개 회의에서 의료계의 4가지 요구를 들었다며 "검토해보니 이것은 정부가 받아들이는 게 맞다. 의료개혁은 집권하면 바로 받아들이겠다고 그렇게 얘기가 잘 됐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4가지 요구는 비공개라고 홍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의대 학생들이) 하루 속히 (학교로) 복귀해달라는 게 후보의 입장이다. 의협 측에서는 이런 문제를 같이 고민해서 풀어가겠다고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며 "추가적으로 개별 의사 등 복귀 문제는 개별 전공의가 선택할 문제라 박 부회장이 최선을 다해 이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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