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대통령실 이전 공약에 거래량↑
분당, 토허제 풍선에 이재명 효과까지
서울 집 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선 가운데 조기 대선 정국에 따른 시장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세종과 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의 동네로 알려진 분당이 수혜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0.04%)는 다정·새롬동 주요단지 위주로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세종 아파트 하락세가 멈춘것은 지난해 9월 넷째 주 보합(0.00%)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이다.
거래가도 상승했다. 지난달 나성동 나릿재마을2단지세종리더스포레(전용면적 84㎡)가 11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달 도담동 도렘마을17단지(전용면적 99㎡·4층)도 5억44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46건으로 전월(373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옮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실제 세종 아파트 매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4일) 이후 10일간 약 10.3%(7598→6818건)가 줄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큰 하락세다. 연동면·다정동·중촌동·도담동 등에서 10% 넘게 매물이 없어졌다. 한 두 달 사이에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분위기가 크게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밝히며 국회와 대통령실의 완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서는 분당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성남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상승했다. 이중 성남시 수정구는 0.2%, 분당구는 0.13%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0.01% 하락, 서울 아파트값은 0.08%에 오르는데 그쳤다. 토허구역 확대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 기대감과 ‘이재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분당에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샛별마을·양지마을·시범우성·현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양지마을 6단지 금호청구는 지난달 29일 전용면적 59.94㎡가 10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같은 달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84㎡도 17억7000만원에 손바꿈됐다.
양지 금호1단지는 이 전 대표가 소유한 곳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98년에 부인 김혜경씨와 공동 명의로 전용 164㎡의 아파트를 3억660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달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보면 아직까지 보유 중이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권 이슈 효과는 일시적인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세종시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코인이라 불릴 만큼 시세 변동 폭이 컸다. 행정 수도 이전론이 나왔던 지난 2020년 세종 아파트 값은 44.93%까지 급등하다가 이후 하락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대통령실 이전은 막연한 수도이전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파급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지역 고도제한 등 경호문제로 인해 불편함이 더 클 수도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종은 다른 광역시와 달리 미분양은 거의 없으나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조장의 구간 내에 있기 때문에 국회 이전 호재로 단기간 반짝 반등할 수는 있지만 지난 2020~21년처럼 과도한 폭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실수요자들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대감의 오직 투자 목적으로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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