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화술-실력 3박자 갖춤에도 특히 외모로 집중되는 구설
"다른 장점 가리는 것 같아 아쉽지만 겸비했다고 알려졌으면"
1963년생. 서울대법학과. 서울행정법원 판사. 서울 중구 국회의원. 당대변인.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장애아이, we can’ 회장….
국회수첩에 적혀 있는 그녀의 ‘화려한 경력’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같은 데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그녀가 ‘화려한 외모’를 갖고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나경원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내는 목소리보다 그의 얼굴이 돋보인다. ‘실력’으로 평가받길 원하는 나 의원으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호감을 주는 얼굴을 갖고 있는 것은 장점이겠지만, TV 토론프로그램에 나가도 ‘말 잘했다’가 아니라 ‘화면에 예쁘게 나오더라’는 말을 먼저 듣고, 다른 장점들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할 정도다.
“호감 주는 얼굴은 장점이긴 한데 또 단점이 될 수 있다”
나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아 정돈된 말솜씨와 호감 있는 외모로 대중정치인으로 올라섰다. 대선 후 그를 지지하는 온라인팬클럽이 생겨났고, 홈페이지에 하루 수만명의 방문객이 드나들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아졌다.
또한 식당이나 공공장소를 찾으면 “사인해달라”, “함께 사진 찍자”는 요청이 이어지는 등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탔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나사모(나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생기기도 했고, 나 의원과 대학동기인 조해진 의원이 “학창시절 나 의원은 탁월한 외모로 유명했다”고 회고한 것이 기사화될 정도다.
특히 딱딱한 정치인들의 세계에서 드물게 외모에 얽힌 사건도 많았다.
나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난데없는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나 의원이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바람에 무차별 문자 메시지로 피해를 봤다”고 하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외모도 좋은 분이 왜 항의전화를 받았을까”라고 비꼬면서 성희롱 논란이 빚어진 것.
나 의원은 즉각 “인신공격성이다. 외모 얘기는 왜 하느냐”고 항의했다.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으나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나 의원은 “성희롱이 다른 게 아니다. 모멸감을 느낀다. 발언을 취소한 것으론 부족하다. 사과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전 의원은 결국 “평소 이미지가 좋다는 것을 그런 표현으로 쓴 것인데,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또한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 진주시청에서 열린 ‘경남여성지도자협의회 심화교육과 제8회 정기 총회’ 특별강연에서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부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는 시중 농담을 소개해 구설에 올랐다.
이에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과 외모를 겸비한 나 의원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했는지 믿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해 또 다른 외모논란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내가 TV토론을 자주했는데,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의원이 누구인지 아는가? 나경원 의원이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나 의원이 웃으며 받아치면, 할 말이 없어진다. 거기서 내가 또 다시 반박하면, 시청자들이 ‘예쁜 사람에게 왜 저러냐’며 반감을 가질까봐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지난해 연말모임에서 기자와 만나 나 의원의 외모를 거론하며 한 이야기다. 이 정도 되면, ‘미녀는 괴로워’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나 의원은 ‘외모 콤플렉스’를 깨고, 뛰어난 화술과 설득력 등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새로운 정치인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정치인으로 재평가 받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
실제로 나 의원은 여야 간 쟁점사안이 있을 때 TV토론회 등에 당의 ‘입’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고, 그 결과는 매번 적중했다.
또한 대중들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승리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그 여파는 총선으로 이어져 박근혜 전 대표가 빠진 한나라당 지원유세에서 최고 인기 정치인으로서의 임무를 해냈다.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1번지인 서울 중구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며 당내 입지를 다졌다.
설전이 벌어지는 문광위에서도 한나라당 간사로서 야당의원들을 설득하는 중화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야당 의원님들 여당 이야기 좀 들어주시죠” 한마디에 회의장이 정리될 정도.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호감 주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긴 한데 또 단점이 될 수 있다”면서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이라고 해주면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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