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수험생들은 90% 이상이 서울·인천·경기 희망
지방 의대와 수도권 의대 중복합격하면 수도권 선호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연합뉴스
지방에 거주하면서 의과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10명 중 7명은 지방 의대 졸업 후 지역에 남아 의사활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심으로 의대 증원이 이뤄졌을때 지역의료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반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의대 지망 수험생들은 상당수가 지방 의대에 지원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의대 졸업 후에는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오겠다고 답했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의대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171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방권 학생 68%가 지방권 의대를 졸업한 후 향후 의사 활동을 선호하는 지역으로 ‘지방권’을 꼽았다. 반면 서울권 학생은 29%, 경인권은 3%만이 지방에서 의료활동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졸업 후 지역에서 활동하겠다는 응답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의미가 있다"면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대폭 늘어난 것을 지역에서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고, 지방 의대를 졸업하고 지역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해 활동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 대부분은 지방권 의대를 졸업한 뒤 상경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인권 학생 64%는 지방권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 활동 선호 지역으로 '서울권'을 꼽았다. 경인권이 29%로 뒤를 이었다. 지방에 남아 의사 활동을 하겠다는 학생은 7%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중 서울·경인권에 거주하는 수험생은 813명(47%), 비수도권에 사는 수험생은 902명(53%)이다.
이 조사는 지방의대 정원을 늘리되 해당 지역 출신을 주로 뽑아야 지역 의료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2025학년도 전국 대학 40곳 의대 정원을 종전 3058명에서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했다. 늘어난 2025학년도 정원은 대부분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대전 소재 충남대·건양대·을지대에서 총 156명의 정원이 늘었고, 대구 소재 경북대·계명대·영남대·대구카톨릭대에서 총 153명이 증원됐다.
강원대·한림대 등 강원도에서도 총 124명이 증원됐고, 부산대·동아대 등 부산에서도 총 120명의 정원이 늘었다. 전북 소재 전북대와 원광대에서도 총 86명이 증원되는 등 전국에서 지역별로 60~180명 안팎의 정원이 늘었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이 늘면서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선발 인원도 확 늘었다. 2025학년도 비수도권 의대 26곳은 모집 인원 중 1913명(59.7%)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정부는 의대 졸업생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인재전형으로 정원의 60% 이상 선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늘면서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지방 유학'까지 불사하는 초등학생 학부모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7학년도까지는 해당 지역 고교에 입학한 후 졸업하면 지역인재전형 대상이 되지만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교도 지역에서 졸업해야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에서 지방 중학교로 진학한 조기 유학생들이 지역 의대에 들어가면 지역인재 선발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임 대표는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청, 강원 지역으로 전학가려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들이 지역 의대에 진학할 경우 연고지가 수도권이기 때문에 이번 설문 결과처럼 지방 선호가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호 의대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 수험생의 경우 서울대(44.9%), 연세대(18.2%), 성균관대(7.4%)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수험생은 경북대(42.9), 부산·울산·경남 수험생은 부산대(34.8%), 울산대(16.1%), 호남권 수험생은 전남대(37%), 전북대(18.5%) 등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거점 의대를 순위에 올렸다.
그러나 충청권 수험생 37.8%, 강원권 수험생 38.5%, 제주권 수험생 62.5%는 서울대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지방권 학생 대부분이 수도권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수도권·지방권 의대 중복 합격 시 서울로 이동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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