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상장’ 파두, 실적 회복 전망에도 투자자 불만 여전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3.28 14:49  수정 2024.03.28 16:02

이지효 대표, 주총서 “3Q 실적 개선 가능, 성장성 충분”

주주들 “부진 설명 부족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기분”

이지효 파두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노성인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 이후 ‘뻥튀기 상장’ 논란이 제기된 파두의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이 투자자들과 소통에 나섰다. 경영진은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 등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새해 들어서 시장의 회복 조짐과 함께 경쟁사 관점에서도 파두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의 경우, 거시적 사이클을 미처 충분히 읽지 못해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만큼 올해 실적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파두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예상 실적과 확정 실적에 큰 차이가 발생하며 ‘사기 상장’ 의혹이 불거졌다. 증권신고서에서는 작년 예상 매출을 1203억원으로 제시했지만 회사가 지난해 11월 공시한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이었다.


이에 IPO 당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실적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시가총액 1조원대 ‘IPO 대어’의 매출이 3억 원대라는 사실에 공시 직후 주가는 급락했다. 이후 4분기까지 포함한 지난해 연간 매출액도 실제로는 225억원에 그쳤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14일 파두와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른 집단소송 소장과 함께 소송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파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참석한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 이지효 대표가 직접 파두의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사과의 뜻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회사의 주력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이나 파두의 기술·제품 경쟁력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기대하시는 성과들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전의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며 특히 작년 4분기부터 기존 고객 두 곳 외에 복수의 신규 고객들을 향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신사업인 전력관리반도체(PMIC) 경우 첫 번째 제품이 개발 완료된 상황으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차세대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회사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불신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개인 투자자는 “파두가 기술특례상장 기업인 만큼 기술력을 의심하는 투자자들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회사 측의 전망에 동의한다”면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도 저조한 성적을 거둔다고 말하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적이 기존에 회사 측에서 내놓은 수준과 너무 동떨어지게 나온 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며 “(반도체 기업이 아니라)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느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주위 사람들에게 파두에 투자했다고 밝히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회사의 가치가 적절한 밸류로 평가 받을 때까지 주가 방어를 위해 스톡옵션을 가진 임직원들의 주식 처분을 막겠다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두는 이 날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제 9기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모두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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