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늘도 바닷길도 안전”…‘질병과의 전쟁’ 최일선 국립제주검역소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4.03.18 12:01  수정 2024.03.18 14:38

검역관리소, 해외방문 프로세스에 맞춘 6단계 검역체계

‘감염병 차단’ 검역관들…“국내외 감염병 확산 방지”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 검역대에서 검역 관리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검역은 최일선에서 해외로부터 질병의 유입·확산을 방지해 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피해 예방을 위한 중요한 조치입니다.”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만난 한 검역관은 “검역관리는 국내외로 감염병이 번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유지하고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산하에 있는 검역관리소는 전국 공항·항만에 13개 검역소 및 11개 검역지소로 설치돼 있다. 이들은 국내외로 입·출국하는 항공기, 사람 및 화물을 검역하는 절차와 검역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사항 등을 규정해 국내외로 검역감염병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일상회복에 따라 연도별 입국자 수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검역대상 입국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운송수단·화물에 대한 검역대상 수 역시 2022년 이후 반등 추세다.


국내 검역소는 매년 수입화물(고철이나 수입폐선, 기타 화물 등)에 대한 소독 등 보건위생상태관리를 점검한다. 또 여행객을 대상으로는 출국 전부터 해외체류, 검역, 입국 후, 발병, 의료기관 방문까지 해외방문 프로세스에 맞춘 6단계 검역체계로 여행의 모든 과정을 고려해 검역하고 있다.


선박·항공기 검역 철저…해외 감염병 유입 차단


이날 방역의 첫 관문 역할을 맡는 제주공항 국제선 입국장 검역대에서는 많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었다. 평일 오전 한산하던 검역대는 비행기가 도착하자 승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승객들은 검역대에 도착하면 각자 스마트폰을 꺼내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찍었다. 검역관은 해당 승객의 여권을 받아 Q-CODE와 대조해 인적사항, 주소 등을 확인한 뒤 열상카메라로 승객의 체온을 측정했다.


이 과정을 통해 무증상자와 고온 등 이상체온을 가진 유증상자를 선제적으로 분류한다. 체온이 높을 경우 고막체온계로 체온을 재측정하고 질문서에 간략히 증상 및 체온을 기록한다.


이날 지영미 질병청장과 출입기자단은 유증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공항 입국자 검역 역할극을 직접 체험했다. 역할극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검역감염병으로 지정된 뎅기열 의심증상을 가정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5~7일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감염병이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물림 방지 등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유증상자의 질문서 답변에 따라 추가조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날 역할극에서는 유증상자가 발열, 두통, 발진 증상 체크했고 7일 이내 모기물림 및 현재까지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중보건의가 검사대상자에게 간이검사를 시행하기 전 질문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이후 검역관리소는 유증상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동의서와 유증상자 통합조사 분류표 작성을 요구한다. 유증상자 통합조사 분류표에서는 여행력 국가·도시·체류 기간, 최초 증상, 야생동물 또는 감염병 환자와 접촉 여부 등을 확인한다.


여기서 검사대상자로 분류되면 간이검사를 시행한다. 여기서부터는 공중보건의 또는 간호사·임상병리사의 자격을 갖춘 검역관이 신속진단키트를 실시한다. 혈액을 채취하고 결과에 따라 결과 안내, 양성확인서 발급, 유증상자 통합조사분류표 내 검사 종류 및 결과를 기재하게 된다.


이날 항만에서는 상하이에서 출발해 오후 1시 45분 강정항에 접안한 16만8000t급, 승선인원 4700여명의 크루즈 검역도 함께 이뤄졌다.


검역 후 하선 명령이 내려져야 승객들의 하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전부 하선 대기 중이었다.


해당 선박에선 인플루엔자 A형 1명, 코로나19 2명, 급성 위장관염 2명 등이 보고됐다. 환자들은 선내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정박지에서 하선하지 않고 다음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선내에서 치료받게 된다.


검역관들은 주방 조리시설과 식료품 창고에서 쥐 배설물 등 감염병 매개체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위생검사를 진행했다. 현장 확인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면 그때 하선 명령이 내려진다.


감염병 환자 등 제외한 일반 승객들은 하선 후 입국심사 과정에서 발열감시를 한다. 37.5도가 넘는 입국자에 대해선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재조사에 들어간다.


국립제주검역소 “검역감염병의 국내 유입 차단 최선”


국립제주검역소는 공항만 검역 물량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올해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검역역량을 강화하며, 대내외 협역을 통해 검역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제주검역소에 따르면 선박의 경우 2023년 63척에서 2024년 291척으로 362% 증가가 예상된다. 또 공항은 지난해 8월 중국 단체관광 허용함에 따라 검역물량이 2023년 4226대(64만명)에서 2024년 5700대(87만명)으로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대비해 국립제주검역소는 공항만 격리관찰실을 총 8개실(공항 6개실, 제주항 1개실, 강정항 1개실) 상시 운영하고 다수 격리관찰 필요시 인력 추가로 배치한다. 감염병 의심환자 대응을 위해 업무지원시설 24개실(총 85명 수용)은 격리실로 운영한다.


지난 1월부터는 뎅기열 신속검사 도입, 공항만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체계도 운영 중에 있다. 핸드폰 착신전환 등 24시간 전화 상담과 외국인 대상 신고편의를 위해 통역 서비스 제공, 출입국장에 안내문 비치 및 입간판 설치하는 등 홍보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4일 크루즈에서 주방 조리시설과 식료품 창고에 대한 위생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이와 함께 공항만 해외감염병 대비 훈련계획을 마련한다. 제주지역 관련부서 협의 등을 거쳐 제주지역 검역감염병 대응 매뉴얼, 제주공항 검역 SOP, 크루즈 검역대응 현행화도 추진(분기별)한다.


CIQ, 제주지역 방역·검사기관, 항공사(조업사) 등과 현장 실행 기반 모의훈련도 실시한다. 관계기관 조치사항, 의심환자 등 정보제공 등 현장에서 실제 조치 기반으로 훈련 내실화를 다진다.


아울러 협의체 운영, 병상·진단검사·합동훈련 등 제주검역소-호남권질병대응센터와도 협력한다.


김옥수 국립제주검역소장은 “코로나19,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동물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증 등 감염병의 확산과 국제보건환경의 변화에 따른 신종 감염병의 발생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립제주검역소는 천혜의 관광지인 제주도를 찾아 주시는 해외여행객 수가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검역 감염병의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제주검역소는 제주국제공항, 제주항, 서귀포항,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입국자에 대한 발열감시 및 검역조사, 운송수단 위생상태 점검, 검역구역 내 방역활동 등의 검역업무를 통해 검역감염병의 국내 유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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