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주류부분 시동…잘 팔리는 ‘청하’ 라인 넓힌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12.15 07:21  수정 2023.12.15 07:21

남은 하반기 인기 제품 승부수

‘별빛 청하’ 이어 ‘로제 청하’ 출시

시장 점유율 93%, 강자 굳이기 나서

청하 기획팩 이미지ⓒ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청주(淸酒) 상품군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맥주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며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연말 인기 좋은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워 주류 부문에서 시장 영토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주류사업 부문에서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못하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5754억원에서 올해 6070억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79억원에서 339억원으로 11%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률도 6.6%에서 5.6%로 떨어졌다.


그러나 소주와 청주는 두 자릿 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주는 신제품 ‘새로’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8% 늘었고, 청주 역시 11% 증가했다. 특히 청주는 클라우드 같은 맥주, 혹은 롯데칠성이 취급하는 와인 제품군 전체를 넘어섰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분위기 전환을 위해 최근 1년 2개월 여간 공 들여 내놓은 신제품 ‘크러시(KRUSH)’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크러시는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출시 이후 3년 만에 시장에 나온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신제품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전체 매출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2021년 4.1%에서 지난해 3.8%로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를 MZ 세대 중에서도 대학생 연령층을 주요 고객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잘 나가는 소주 신제품 ‘새로’와 동시에 여성 소비자를 타깃층으로 한 청주 제품을 강화하고자 계획을 세웠다. 최근 ‘로제 청하 스파클링’을 선보였다. 알코올 도수 7도에 탄산이 가미된 제품으로 엘더베리 농축액에 천연 적사과향을 더해 만들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작년에 선보인 ‘별빛 청하 스파클링’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1년 8개월여만에 ‘로제 청하 스파클링’을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며 “코로나19 이후 더욱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급속도로 변하는 주류 시장의 소비자 트렌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제청하ⓒ롯데칠성음료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 별빛청하 첫 번째 제품 ‘별빛청하 스파클링’을 출시. 이 제품은 잘 알려진 청주 청하(淸河)에 화이트와인과 탄산을 섞어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는 7도로 기존 청하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스파클링 청주라는 생소한 카테고리를 겨냥 술이지만, 청주가 가진 깔끔함에 탄산이 주는 청량감까지 섞어 출시 8개월 만에 1000만병이 팔렸다. 30~40대 여성 비중이 높은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핫템’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품귀 현상까지 일었다. 올해부터 생산물량을 1.5배 늘려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까지 청주는 성장이 정체된 카테고리였으나 별빛청하 효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별빛청하 판매량이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젊은층의 취향을 저격한 맛과 저도주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병 디자인, 기존 청하의 브랜드 파워 등이 별빛청하의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오리지널 청하도 순항중이다. 현재 청하는 국내 냉청주 시장 점유율 93%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1986년 두산주류(현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가 과거 겨울에만 마시던 주종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를 이끌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당시 일본에서는 청주를 차갑게 마시는 레이사케(冷酒)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최초 시도였다. 냉(冷)청주 청하가 처음 시장에 나오자 소비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했다. 알코올 도수 16도, 용량 300㎖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해 주류 시장 판을 흔들었다.


단순히 차가운 청주라는 시장 포지셔닝(자리잡기)만이 비결의 전부는 아니었다. 독한 ‘소주파’와 순한 ‘맥주파’ 가운데서 고민하는 ‘중도파’ 공략도 있었다. 청하는 영상 12~15도 이하의 저온에서 발효시키고 냉각 여과장치로 쓴맛과 알코올 냄새를 제거해 만들었다.


또 청하는 음주 트랜드 및 소비자 입맛의 변화 등에 발맞춰 지속적인 레시피 변경과 패키지 디자인 변화 등 제품 리뉴얼과 맑고 깨끗한 청하의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들을 기용해 직설적인 광고 문구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해오며 최근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청하’는 1986년 출시 이래 30여년 이상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90년대 후반에는 1년에 8000만병 가까이 판매되며 현재까지 약 14억병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롯데칠성음료의 대표적인 청주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청주로서 소비자 입맛에 맞는 레시피 개발 및 소비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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