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후보자 "법원장에게 장기미제 사건 맡기겠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3.12.05 20:06  수정 2023.12.06 08:55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5일 국회 인사청문회서 여야 질의에 답변

"의도적 재판 지연 심각" 주호영 질의에…"합리적 수단과 방안 강구하겠다"

"대법관·대법원장 인사 검증, 최소한 법무부 아닌 다른 곳서 해야 좋을 것"

"다수 판사, 형사사건서 살인 유무죄 다룬 경험 없어…법관 재교육 신경써야"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장기미제 사건을 특별하게 집중관리하고 법원장이 최우선적으로 미뤄진 사건을 담당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도적으로 재판이 늦춰진다고 문제 제기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사법감독하겠느냐"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조 후보자는 "모든 법관은 자기가 맡은 사건에서 일생일대의 노력과 경험을 들여 재판한다. 여러 의문이 제기된 사건들의 내막을 보면 조서의 증거능력이 많이 없어졌고 다수 증인을 불러 오랫동안 신문을 진행한다"며 "어떤 사람이 의도적으로 (행위를) 했는지 심사한다는 것 자체가 사법권 독립 침해의 소지가 있어 쉽지 않지만 합리적 수단이 있는지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원장은 그동안 재판을 하지 않았지만 법원장이 최우선적으로 장기미제사건을 담당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후보자는 법무부에 인사검증 권한이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질의에 "다른 기관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법원의 대법관·대법원장 검증은 법무부가 아닌 다른 데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검증 관련 자료 제출을 어떤 기관에서 요구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대법원에서도 받았고 처음 (대법원장직 제의를) 수락할 때도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검증 과정과 관련해 "대법원장은 사법부 제청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기 때문에 과거에도 정부 측에서 검증을 해왔다"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자료를 수집하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판단하는 구조로 진행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주호영 의원이 "일처리에만 바쁘고 사건을 처리하면서 연조만 쌓아가는 법관들이 많은데 이들의 자질이나 판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은 질의에는 "많은 판사들이 실제 형사사건에서 합의사건 담당하는 경우가 드물고 담당하더라도 살인 유무죄를 다루는 경험이 별로 없다"며 "이런 부분을 위시해 교육에 최대한 신경쓰겠다"고 답변했다.


조 후보자는 이밖에도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과 관련해 "국회가 검찰의 수사개시범위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법을 개정했는데 그걸 (법무부가) 원상회복해서 뛰어넘겠다는 것은 초법적이고 위헌적인 행위 아닌가"라는 민주당 진성준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 기본권이나 인권침해와 관계되는 내용은 가급적이면 법률에 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문제였다는 질의와 더불어 법원에서 영장을 남발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압수수색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저희도 알고 있다. 대법관 근무 당시에도 압수수색에 대한 획기적인 판결을 많이 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권을 획기적 보장한다든지, 압수된 자료의 반환을 청구한다든지 각 분야에 걸쳐 많은 판결 냈지만, 앞으로 세심히 살펴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대법원에서도 노력하겠다. 다만 국회에서도 입법 조치가 가능한지 함께 검토하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장 직을 한 차례 고사한 후 다시 수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본인만 생각하지 말고 한번 용기를 내서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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