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안경 날아갈 정도로 뺨 맞은 적도…수술 결과 따라 벌금 명목으로 돈 갈취 당해"
"두려움에 참으며 지냈지만 내 기수서 악습 끊어야…개선된 수련 환경 위해 교수 해임해야"
병원, 논란 불거지자 당사자들 분리 조치…"폭로 내용 사실로 확인…징계 제청 여부 요청"
전공의 소속 학회 "재발 방지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할 것…2차 피해 받는 일 없도록 감시"
전공의가 지도교수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영상.ⓒ보배드림
광주의 한 사립대학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상습 폭행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폭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자 병원 측은 해당 교수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논의에 착수했다.
광주 조선대학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4년 차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0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상습 폭행에 대해 도와달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담당 지도교수에게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왔다"며 "병원 복도나 환자 앞은 물론 따로 불려 간 자리에서 쇠 파이프로 구타당하고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뺨을 맞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행뿐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가 첨부한 3개 녹취 파일 중에는 폭행으로 짐작되는 소리와 함께 "야! 한 대라도 안 맞으면…" 이라는 지도교수의 육성이 담겨있기도 했다.
A씨는 "가르침을 받는 전공의라는 신분과 지도교수라는 위치 차이에서 오는 두려움에, 분란이 생기면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참으며 지냈다"며 "그러나 나 하나 참고 넘어가면 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들 앞에서, 후배들 앞에서, 함께 근무하는 병원 직원들 앞에서 치욕스럽게 구타당하며 수련받아야 더 멋진 진료를 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임 선생님들에게는 이어지지 않게끔 제 기수에서 악습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후배 전공의 선생님들의 개선된 수련 환경을 위해 해당 교수를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병원 측은 당사자들을 분리조치했다. 병원 관계자는 "교육 수련위원회 회의 결과 폭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대학 인권성평등센터에 통보해 진상 조사를 의뢰하고, 교원 인사위원회에 징계 제청 여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지도교수에 대해 징계위원회 결정이 있을 때까지 피해 전공의와 일체의 접촉을 금지하고 외래·수술·입원환자 진료·응급의료센터 당직 등 모든 진료행위를 금지했다. 신경외과 학술 집담회나 컨퍼런스 등 회의 참석도 금지시켰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입장문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과 전공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이날 권정택 이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에 대한 폭행과 폭언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한 학회 내 대응 조직을 정비하고 전공의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으로 당사자와 후배 전공의들이 병원 내 2차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감시할 것"이라며 "가해 전문의에 대한 병원의 객관적인 조사와 일련의 절차 등을 감시하고 학회 차원의 대응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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