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입장차 ‘팽팽’…정부 “직역 이기주의” vs 의료계 “수요조사 객관성 無”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3.11.16 09:47  수정 2023.11.16 09:52

2주 만에 의료현안협의체 재개

정부 “현장의 목소리 외면 안 돼”

의협 “수가 개선 등 우선 돼야”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17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이 마주 앉았지만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최근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와 함께 필수의료 분야 의사인력 부족은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수가 정상화 등 필수의료 분야 대책이 선결될 경우 논의는 가능하다면서도 일방적 증원 때는 강경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15일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주 앉았다. 이번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는 지난 2일 열린 뒤 약 2주만에 진행한 것이다. 새롭게 개편한 의협 측 협상단이 복지부와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이날 의협은 복지부가 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적정 인력을 따져야 하나 복지부가 진행한 수요조사는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겸 협상단장은 “이번 수요조사는 고양이에게 얼마나 많은 생선이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따졌다. 대학과 부속병원, 지역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수요조사 결과는 현실을 왜곡하고 각자의 목적에 따라 변질할 수 있다는 이유다.


복지부는 인력 부족으로 위기에 처한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그간 복지부는 지방의료원과 병원단체, 의학교육계 등 의료계 여러 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왔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국민 요구를 등한시하고 의사 인력 확충을 막는다면 ‘직역 이기주의’라는 국민의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의사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서로 입장차를 재확인한 채 일단락됐다. 다음 회의에서는 의료계가 줄곧 요구해 왔던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개선하는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 인력 유입 방안이 선행과 함께 수가 개선이 우선될 시 의대 정원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처럼 의협은 선결 조건이 있어야지만 (의대 증원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요조사에 대해 오늘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고 이번엔 ‘양측 신뢰가 구축된다면 의대 정원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까지였다”고 말했다.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는 오는 22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다. 양측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정기적으로 협의체 회의를 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일까지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5~2030년 입시 의대 희망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조사를 벌였다. 2030년도 희망정원 최대치는 3000명대 후반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상보다 큰 규모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13일 해당 조사 결과를 발표하려 했으나 발표 전날 밤 계획을 돌연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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