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기습 공격…중동에 쏠리는 눈
중동 수주 및 공사비 폭등 등 우려…건설사 “현지 상황 예의주시”
“전쟁 장기화되거나 주변국 참전하면 공급망 문제 가시화될 수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사태로 국제유가 등에 대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건설업계의 공사비 상승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건설사들이 중동 정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동에 진출해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쟁이 사업에 당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 보니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의 상황을 예측을 할 필요가 있다. 시황이나 변동 가능성에 따라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이 촉발됐다. 전쟁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양측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 중동에서 수주한 해외사업에 미칠 영향뿐 아니라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격히 오를 수 있어서다. 지난 9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4.3% 오른 86.38달러, 브랜트유 가격은 4.2% 오른 88.15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10일(현지시각) WTI, 브랜트유 가격이 각각 0.47%, 0.35%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들어 이·팔전쟁이 공사비 급등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주변국이 개입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공사비 상승을 압박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러·우 전쟁 당시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멘트 가격이 두 차례 상승한 바 있다.
공사비가 오르면 착공 실적 위축 등 주택 공급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올해 1~8월 주택 착공 실적은 지난해 대비 56% 축소됐으며 주택 인허가 실적은 39% 줄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존에 전쟁 리스크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차원에서는 전체적인 공사비 상승으로 연결됐다”며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우려할 단계까지 오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고 확전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는 공사비가 급등할 우려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 체제가 무너지게 되면 결국은 건축 자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건설자재 가격이 대부분 유가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보니 건설사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자재비 인상이 가시화돼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착공 감소, 주택 공급 축소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 공급망 문제가 생겼다”며 “비슷한 논리로 이번 전쟁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 공사비 인상 등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현재로서는 주가나 유가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원만히 수습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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