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순익 전년비 10.9% 줄어들 듯
'님의 응답' KB, 5조클럽 '청신호'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5대 금융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해 3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9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제는 실적의 핵심인 이자 마진에 힘이 빠지고 있는데다 비이자이익 부문도 주식 시장 부진의 악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도 여전히 부담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전망치는 4조355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10.9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각 사별로는 KB금융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357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조2713억원)보다 6.8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견조한 실적의 배경에는 은행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이 자리했다.
3분기 은행권 평균 NIM은 지난해 판매된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등으로 전분기(1.67%) 대비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은 저원가성 요구불 예금 등으로 조달 비용을 낮춰 NIM의 하락세를 방어했다. 국민은행의 NIM은 전분기(1.86%)와 비슷하거나 최대 2베이시스포인트(bp·1bp=0.02%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호한 수수료 이익과 IFRS17 적용에 따른 보험 부문 이익 기여 확대, 지난해 자산가격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비이자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KB금융은 올해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시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지난해 3년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던 신한금융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 3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2조원의 이익을 추가하며 연간 5조원 내외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4대 금융그룹 2023년 3분기 순이익 전망치.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반면 나머지 3사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일회성 비용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3.62% 감소한 1조2180억원이다. 젠투파트너스·라임국내펀드 고객과 사적화해를 결정하며 약 1000억원 내외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했고, 800여억원의 은행 희망퇴직비용이 인식됐다. 하나와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전년보다 각각 16.26%, 6.69% 줄어든 9395억원, 83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금융사들의 실적은 건전성 관리와 비은행 부문 경쟁력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비이자 이익은 유가증권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3조9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경기 악화와 연체율 상승으로 하반기 충당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충당금 규모가 커지면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감소한다. 고금리 여파로 각 금융 계열사의 은행들의 6월 말 연체율은 0.23~0.29%까지 올랐다. 이달 말 이자 상환 유예가 종료로 하반기부터 취약 중소상공인의 부실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위기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4대 은행의 부실채권(NPL)은 6월 말 기준 3조1650억원으로 1년 새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NPL 비율도 0.13~0.21%에서 0.19~0.27%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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