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라이프 상반기 순익 급증
하나·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눈길'
금융지주사의 통합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생명과 KB라이프생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생보사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지만 통합 시너지로 인해 호실적을 거뒀다.
이에 KDB생명 인수에 뛰어든 하나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본격 팔을 걷어붙일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보험손익은 316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0% 감소했다. 반면 금융손익은 146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연납화보험료(APE)는 437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2.4% 증가했다. APE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료수입을 연단위로 환산한 것을 말한다. 이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보장성 APE가 4263억원으로 41.8% 증가한 덕분이다.
KB라이프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157억원으로 1년 새 213.1% 급증했다. 특히 보험영업이익은 1703억원으로 96.9% 증가했고, 투자영업이익도 1764억원으로 399.7% 늘었다.
올해 생보사들의 실적 전망이 어두웠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성장은 특별하다는 평이다. 보험연구원이 낸 '2023년 보험산업 수정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저축 및 변액보험 둔화 등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 회사는 통합법인의 시너지를 발휘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으로 2년 전 탄생했고, KB라이프는 KB생명과 푸르덴셜을 합쳐 올해 초 출범했다.
이에 KDB생명 인수에 뛰어든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6~7주간 실사를 진행한 뒤 KDB산업은행과 매각가 등을 협상할 계획이다. 인수가 이뤄질 경우 하나금융의 생보계열사인 하나생명과의 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하나금융 계열 생보사의 자산 규모는 23조원대로 세 배 이상 급증하며, 업계 17위에서 10위로 등극하는 확실한 통합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하나생명과 KDB생명의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하나생명은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활성화 돼 있고 주로 저축성 보험 위주로 영업을 진행해왔지만 KDB생명은 반대로 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한 보장성 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M&A 바람이 불면서 우리금융 또한 보험사 인수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어 비은행 기여도가 가장 낮은 곳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 속도가 느려진 업권에서는 M&A를 통해 평균 이상의 성장을 이루려는 전략들이 등장하곤 한다"며 "금융지주사의 경우 다른 금융사와의 연결성을 위해서라도 보험업 진출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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