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폐업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 1800곳 육박
고금리·주택경기 부진…시장 양극화에 중견사 '자금난'
하반기도 암울…신규수주 줄고, 투자도 위축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도 다소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도 살아나면서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하는 단지들도 속속 등장한다. 하지만 중견건설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건설 자잿값 급등으로 수익성을 꾀하기 힘들어진 가운데 지방 분양시장은 서울과 달리 여전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7.28다. 경영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의 현재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업체별 출구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부동산시장 침체로 중견건설사들이 직격타를 맞았다. 문을 닫는 건설업체도 늘면서 줄도산 위기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4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폐업신고를 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1794곳으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업체 248곳, 전문건설업체 1546곳 등이다. 1년 전 1413곳 대비 약 400곳 늘어난 수준이다.
상반기 행정처분을 받은 건설업체는 5911곳으로 이 역시 1년 전(4067곳)보다 1800여곳 크게 늘었다. 특히 행정처분을 받은 건설업체는 종합건설업체 320곳, 전문건설업체 1156곳 등 총 1476곳으로 조사됐다. 1년 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는 838곳 정도였다.
일례로 지난 5월 브랜드 ‘해피트리’를 보유한 중견건설사 신일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보다 앞서 3월에는 ‘썬앤빌’ 브랜드로 알려진 범현대가 IT·건설업체 HN Inc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올 초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1년 새 문을 닫는 건설업체가 줄을 잇는 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집값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심리가 위축, 서울-지방 간 시장 양극화가 심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하는 중견건설사들의 미분양 리스크도 더욱 가중됐다. 최근 금리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매수심리도 일부 살아나면서 서울에선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신축 아파트도 심심찮게 보이지만, 이마저도 서울에 국한된 이야기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총 6만8865가구다. 한 달 전보다 3.5% 정도 줄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892가구로 같은 기간 2.0%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분양 물량은 지방(5만8066가구)에 84.3%가 집중돼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지방에 81.8%(7276가구)가 몰려있다.
계속해서 치솟는 건설 원자잿값 급등도 발목을 잡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올 들어 꾸준히 오름세다. 4월 기준 151.26(2015=100)으로 1년 전(145.85) 대비 크게 올랐다. 이달 1일부로 시멘트 업체 쌍용C&E와 성신양회가 톤당 시멘트값을 14% 올리기로 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도 중견건설사들의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경기 부진으로 신규 수주가 줄어든 데다 건설투자 역시 위축될 것으로 관측돼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건설수주 규모는 4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수주가 하반기 6.6% 줄어 1년 전보다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건산연은 정부의 SOC 예산이 10% 이상 줄고, 주택경기 부진으로 전반적인 수주 규모가 1년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상반기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는 활발하겠지만 하반기 완공공사가 증가하면서 건축투자는 점차 감소, 토목투자도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올 4월까지 지역별 누적 수주를 보면 대구, 세종, 경북, 경남, 인천 등은 건설수주가 1년 전보다 60% 이상 감소해 침체가 심각하다. 건설산업 의존도가 높아 산업 침체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건설 경기 회복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자재 가격 안정화 및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며 “이밖에 부동산 PF 리스크 최소화, 정부의 SOC 예산 확대 등 건설산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보릿고개'…수주 난항, 미분양 리스크 가중[위기의 중견사②]>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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