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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MLCC 확대하는 삼성전기, "고객사 잡아라" 총력전


입력 2023.06.08 06:00 수정 2023.06.08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 IT용 대신 전장용 확대 기조

차량용, 현재까지 전체 MLCC 비중에서 10% 가량 차지

내구성 검증 등으로 인해 IT용 대비 수익 실현에 장시일

높은 시장 성장,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감 ↑

삼성전기가 개발한 전기차용 MLCC. (좌)헤드램프용 3225 MLCC와 (우)BMS용 3216 MLCC.ⓒ삼성전기 삼성전기가 개발한 전기차용 MLCC. (좌)헤드램프용 3225 MLCC와 (우)BMS용 3216 MLCC.ⓒ삼성전기

경기 불황으로 IT 세트업체를 비롯한 전자부품사들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전장 사업으로 하반기 이후 턴어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 수요 위축에 따른 IT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 부진을 전장에서 상쇄하고 사업 비중과 고객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 올 2분기 매출 및 영업익은 각각 2조 855억 원, 1893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47%가량 하락한 수치이지만 전 분기 실적보다는 다소 개선된 실적이다. 고객사 재고 조정 효과와 반도체 기판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실적 개선 기조를 전제로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8조 6700억 원, 영업익 9008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지연으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부진 우려가 크지만, 전장용 MLCC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매출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기 전기차용 MLCC 사진. 전기차용은 IT용 MLCC에 비해 높은 내구성을 요한다. 고용량, 고전압, 초소형등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이유다.ⓒ삼성전기 삼성전기 전기차용 MLCC 사진. 전기차용은 IT용 MLCC에 비해 높은 내구성을 요한다. 고용량, 고전압, 초소형등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이유다.ⓒ삼성전기
고용량·고전압·초소형 MLCC 수요 점차 늘 것으로


먼저 글로벌 전장 MLCC 시장 규모가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확장 가능성이 큰 사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전장용 MLCC는 올해 29억 달러에서 2026년까지 40억 달러로 연간 4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세다.


전자제품이 안정적 동작을 할 수 있도록 회로 내에서 전류를 제어하는 부품이라는 점에서는 전장용과 IT용은 비슷하지만, 내구성과 용처에 따라 들어가는 개수가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차이점이다. 전장용의 경우 IT용과 그 역할은 비슷하나 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제품에 들어가는 만큼, 훨씬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요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150도 이상의 고온과 영하 25도 이하의 저온에도 견뎌야 하는 등 그 제조 기준이 IT용에 비해 까다롭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규격 AEC-Q200 인증도 필수 취득해야 한다. 그에 따라 단가도 IT용보다 비싸다. 들어가는 용처별로 세부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전장용의 경우 IT용의 2~3배 이상 단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장용 중에서도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일반 내연기관차에 4000~5000여 개, 전기차에 1만 2000여 개, 완전 자율주행차에 2만 5000~3만여 개의 MLCC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에 통상 1000개 남짓한 MLCC가 들어가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전장용 MLCC가 삼성전기 전체 MLCC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가량임에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이 전기 해외 고객 초청행사(SCC)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삼성전기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이 전기 해외 고객 초청행사(SCC)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삼성전기
전장용 MLCC '후발주자' 삼성전기, 고객사 확보가 관건


삼성전기는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 전체에서도 약 1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무라타와 TDK가 해당 시장의 선두 업체로 양사가 합쳐 글로벌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IT용 MLCC 부문에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인 삼성전기가 전장 부문에서는 아직 상대적인 후발주자다.


IT용 MLCC는 제조로부터 수익 실현까지 걸리는 시간이 1~2년에 불과하지만, 전장용의 경우 안전성 검증 등의 문제로 인해 수익 실현까지가 최소 5~7년가량이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에서 수익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길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익 실현이 빠른 IT용 MLCC 사업에 비중을 쏟았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 엔데믹 등으로 IT 기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장용 MLCC 비중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전장용의 경우 전체 MLCC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낮은 만큼 성장 여력이 있다는 점 역시 최근 삼성전기가 전장 MLCC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향후 확보할 수 있는 고객사가 많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고객사 다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차량용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인해 고객사들이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장용 MLCC 고객사가 보수적인 것은 맞으나, 향후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량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는 해결될 수 있는 요인일 수 있다"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전기차 및 전기차 부품을 개발하는 신흥 기업들의 경우 IT 기업과 비슷한 문화가 있어, 상대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전장용 제품도 엔진·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부품에 탑재된다. 오히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전장용 MLCC 후발주자인 삼성전기가 시장 파이를 좀 더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 "전장용 MLCC 풀라인업 구축" 자신


삼성전기는 이런 시장 상황에 맞서 일본 무라타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장용 MLCC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MLCC 2종도 새로 개발했다. 온도에 따른 용량 변화율이 적은 250V급 33nF(나노패럿)과 125℃용 100V급 10µF(마이크로패럿) 등으로 이는 업계 최고 용량이다.


기술 개발과 동시에 고객사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앞서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해외 IT·전장 고객을 대상으로 '2023 SEMCO Component College(SCC)'을 개최, 잠재 고객 발굴을 위한 토대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초청 행사 자리다.


삼성전기는 전장 라인업 확대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인다는 것이 향후 목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역시 지난 3월 주총에서 "전기차·자율주행이 삼성전기에 있어 기회 요인"이라며 "전장이라는 성장 파도에 올라타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같은 전장 시장 확대에 따라 삼성전기는 주요 사업부에 전장 전담 조직을 신설해 MLCC 이외에도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 분야에서 전장용 기술 개발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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