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중저신용자 대출
포용과 혁신 취지 되새겨야
인터넷전문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안정적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고, 이는 시중은행과 닮아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달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인터넷은행들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다. 담보대출의 비중이 전체 대출의 절반을 넘는 등 비교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름'을 추구하는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닮았다는 윤 대표의 말은 어딘가 역설적이다. 인터넷은행의 탄생 취지인 포용과 혁신으로부터 한 발 빗겨서 있어서다. 앞서 제1금융권에서 소외된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기회를 확대하고, 이로 인한 위험 즉, 연체율은 IT 기술의 고도화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인터넷은행의 자신감에 금융당국은 영업 허가를 내줬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급등하는 연체율에 내홍을 겪고 있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에게 8조원이 넘는 대출을 공급했는데, 이 기간 3사 모두 연체율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본격적인 금리상승기가 시작되면서 취약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대출은 안전한 상품인 담보대출과 고신용자 위주로 바뀌고 있다.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을 늘리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아파트 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최대 0.20%포인트(p), 변동금리 역시 0.14%p 내리면서 주담대 확대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도 오는 25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상 보증서 대출을 시작한다. 담보대출은 연체가 발생해도 담보를 매각하거나 정부기관에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어 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 중저신용자 대비 고신용자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3월 내준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892.6점으로 지난해 12월(840.6점) 대비 50점이나 뛰었는데, 중저신용 대출 문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의미다. 심지어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반년 념게 신용점수 650점 이하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중저신용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인터넷은행이 취지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취약차주·서민들의 경우 담보물이 없거나 소액 신용대출도 2금융권의 높은 금리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용금융의 책임(리스크)은 인터넷은행만 할 수 있는 '혁신'으로 풀어야 한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틈새 중저신용자들에게 기회를 열어두는 등의 방향이다. 단순히 모든 은행 업무를 비대면으로 하는 건 반쪽짜리 혁신이다. 어려운 때일 수록 포용과 혁신 모두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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