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장음식과도 조화롭게”…제주맥주 팝업, MZ세대 공략 전초기지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5.11 06:51  수정 2023.05.11 07:47

전통시장, MZ핫플로…"로컬 시장 재해석"

박가네빈대떡·이원일 협업한 꼬치 8종 마련

굿즈이벤트, 포토존…체험형 프로그램도 가득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제주맥주' 팝업스토어가 열렸다.ⓒ임유정 기자

먹거리를 판매하는 천막에서는 치즈 호떡이 지글거리며 구워졌다. 매콤달콤 떡볶이를 사먹으려는 사람들은 인파 속에 길게 줄을 섰다. 접시 가득 음식을 아낌없이 내주는 시장 상인들의 후한 인심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마음까지 그득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입구를 벗어나 전통시장의 흔하면서도 좁은 골목을 지나자 레르토(Retro) 감성으로 새롭게 단장한 시장 분위기가 압도했다. 낡고 오래됐지만 젊은 트랜드로 단장한 간판들은 어린시절 봤던 전통시장의 향수를 느끼게 했고, 시장 통로의 노란 조명 역시 아늑하면서도 편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곳은 120년 역사를 지닌 서울 광장시장 먹거리 골목의 이야기다.


지난 10일 오후 1시께 방문한 광장시장은 평일 점심에도 수많은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다양한 국적의 인파가 북적거리며 시장 안을 가득 메웠다.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팝업스토어 앞에서 연신 인증샷을 찍어댔다.


한국 수제 맥주 제조기업 제주맥주는 ‘로컬 미식 여행’을 테마로 이곳 광장시장에 ‘제주위트 시장-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제주 위트 에일과 한국 길거리 음식의 조합으로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MZ세대와 긴밀한 소통을 위해 시장을 선택하는 한편, 임시 둥지를 틀었다.


여기서 제주 위트 에일은 제주맥주가 2017년 선보인 제품이다. 2018년 출시 1년 만에 경쟁이 치열한 수제 맥주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이후, 지금까지도 그 지위를 지키고 있다. 라거 중심이었던 한국 맥주 시장에 새로운 한 축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 유일무이한 제품이다.


제주 위트 시장-바 포토존ⓒ임유정 기자

제주맥주가 첫 팝업스토어로 광장시장을 택한 이유는 다양하다.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주 위트 에일과 한식의 어울림을 전달하기 위함이 컸다. 일반적으로 전통시장은 중장년‧어르신 등이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인식과는 다르게, 이곳 광장 시장은 다양한 인종과 연령층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최근 해외 스타가 방한 일정 중 빼놓지 않고 들리는 성지가 있다면 가장 한국적인 식문화를 즐길 수 있는 ‘광장시장이다”며 “특히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길 위의 셰프들’에서 광장시장의 유명 맛집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히 집계를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하루 평균 외국인 방문 비중이 30% 정도 된다”며 “제주맥주가 여행과 관광으로 유명한 ‘제주도’라는 로컬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로컬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데 광장시장이 가장 적격이었다”고 덧붙였다.


제주 위트 시장 바에서 판매하는 제주 위트 에일(355ml), 박가네 빈대떡 등으로 이뤄진 '시장카세' 메뉴ⓒ임유정 기자

이날 기자가 살펴 본 행사장은 볼거리‧살 거리도 가득했다. 행사장에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그 중에서도 테이크아웃 전용 ‘제주위트 투 고(To-Go)’ 세트가 포장돼 있었는데, 이 세트를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원하는 문구도 새겨줬다.


소비자 체험형 콘텐츠도 풍성했다. ▲제품 구매시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는 굿즈 이벤트인 ‘위트있는뽑기’ ▲ 추억을 남길 수 있는‘위트있는 포토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제주 위트에일 관련 굿즈를 마련하며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꾸며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제주 위트 시장 바에서는 제주맥주의 대표 제품 ‘제주 위트 에일’과 한국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장카세(시장+오마카세)’를 콘셉트로 꼬치 안주 8종이 준비돼 있었다. 해당 안주들은 광장시장의 대표 맛집 ‘박가네 빈대떡’, 유명 셰프 홍석천·이원일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팝업스토어 안은 외부 시장 음식도 자유롭게 반입하도록 했다. 이날 광장시장을 방문한 대부분의 젊은 직장인들은 팝업스토어 내 음식뿐 아니라 시장 내에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포장한 뒤 팝업스토어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눠 먹었다.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루프탑 바 '히든아워'ⓒ임유정 기자

팝업스토어 안 숨은 공간도 돋보였다. 제주맥주는 북적거리는 시장 거리를 피해, 탁 트인 하늘 아래 맥주를 즐길수 있도록 루프탑이 마련돼 있었다. 인파로 혼잡한 시장에서 고객들이 최대한 쾌적하고 여유롭게 미식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5월 13일부터 매주 주말에는 이 곳에서 스페셜 프로그램 행사도 진행한다. 이원일 셰프, 송은이&김숙, 노홍철 등 주차 별 다양한 인사들이 소비자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사전 예약을 하면 줄을 서지 않고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장시장은 서울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전통시장이며 마약김밥, 떡볶이, 빈대떡 등 한국인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은 길거리 음식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며 "K-스트릿 푸드와 제주 위트 에일의 훌륭한 페어링을 경험해 보시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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