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 워크’ 출시 2주 만에 도입 논의 10곳↑
HW부터 SW까지 내재화...‘원-알고케어’
분쟁 장기화 전망...“좋은 선례 만들 것”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알고케어
업력 4년차 신생 스타트업. 하지만 현재 헬스케어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 바로 알고케어다.
알고케어는 최근 대기업 ‘롯데’와의 아이디어 및 기술 탈취 분쟁으로 크게 이슈 몰이를 했다. 대기업 대 스타트업, 이른바 ‘골리앗 대 다윗’ 프레임으로 이어진 이번 분쟁은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이면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최근 출시된 알고케어의 첫 솔루션 ‘알고케어 앳 워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들이 실망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보여주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진국형 ‘건강경영’...알고케어 앳 워크 관심 뜨거워
알고케어 앳 워크는 지난달 20일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상’ 서비스다. 기업 대상 영양관리 서비스 알고케어 앳 워크는 알고케어 자체 개발 영양관리 솔루션 NaaS(Nutrition-as-a-Service, 이하 나스)를 기반으로 사무공간에서 임직원들의 하루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 영양제’를 제공한다.
지난해 6월부터 LX인터내셔널, 한화생명 등 6개 기업에서 시범 도입됐으며 여러 피드백을 거쳐 지금의 서비스 모델이 나왔다. 현재는 맞춤형 영양제 제공이 주요 서비스지만 5월부터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정식 출시 2주 만에 벌써 3곳의 회사에 도입됐고 10개 정도 기업과 도입 절차를 논의 중에 있다”며 “도입 문의만 따지면 수십 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알고케어 앳 워크 서비스 소개서에 나와 있는 건강경영 관련 장표. ⓒ알고케어
기업들의 관심이 쏠린 이유는 ‘건강경영’에 있다. 몇 년 새 임직원 복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건강검진 등 틀에 박힌 복지제도를 벗어나 좀 더 효율적인 방안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정 대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임직원 건강에 비용을 투자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정부에서 ‘건강경영 우량기업’에 대한 표창제를 시행하면서 전 기업의 80%가량이 관련 인증을 받는다”며 “근로자의 건강은 임직원의 업무효율로 이어지기 때문에 건강경영은 단순 복지를 넘어 경영관리 차원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건강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고케어 앳 워크와 같은 서비스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정신 상담, 마사지 서비스, PT 서비스와 같은 헬스케어 복지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스펜서부터 영양제까지...‘원-알고케어’로 통한다
한 직원이 알고케어 본사 내 비치된 알고케어 앳 워크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당연하게도 알고케어 임직원 역시 알고케어 앳 워크를 몇 개월째 사용 중이다. 사무실 입구 근처에 놓인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을 통해 30초가량의 시간만 투자하면 지금 현재 몸 상태에 적합한 영양제를 한 컵 분량으로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저희가 직접 사용하다 보니 더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실제로 알고케어의 전체 제품과 서비스는 알고케어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뉴트리션 엔진과 같은 디스펜서 하드웨어를 만드는 HW부서부터 AI(인공지능) 서비스, 영양제를 만드는 Health 부서까지 총 5개 부서에 35명의 구성원이 있다. 영양제와 AI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하는 Health 부서의 경우 약사 4명, 영양학 석사 1명,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된 핵심 부서다. 국내 스타트업 평균 재직 인원이 20명 남짓인 것에 비하면 꽤 많은 인력이다.
정 대표는 “회사를 만들 때부터 알고케어 자체로 소비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그래서 AI나 디스펜서같은 기술 분야는 물론 영양제 원료, 원료사 책정까지 전문가들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알고케어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자체개발 영양제 10종으로 향후 루테인 함유 눈건강 특화 상품, 여성건강 특화 상품, 불안·우울감 개선 특화 상품이 더 출시될 예정이다.
남은 숙제는 ‘기술 탈취 분쟁’...“좋은 선례 될 것”
알고케어는 오는 4분기 가정용 서비스인 알고케어 앳 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별다른 마케팅을 안 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앳 워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며 “사용자들의 피드백 역시 처음엔 호기심이었다가 반년 이상 꾸준히 사용하신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영양제 섭취 습관이 잡힌다는 이야기가 많아 가정용 서비스 역시 이런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추후 의료진 상담, 수면 관리 서비스 등을 더하면서 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의 위치를 잡아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관리 업계 ‘슈퍼앱’으로 발전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밝혔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가 롯데헬스케어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의 카트리지 '필팟'(왼쪽)과 자사 디스펜서 카트리지(오른쪽)를 직접 비교하고 있다. 정 대표는 두 카트리지가 결합부부터 토출 형태, 모터 결합부, RFID를 이용한 카트리지 식별부까지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알고케어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올해 초부터 이어진 ‘롯데헬스케어’와의 기술 및 아이디어 탈취 분쟁이다. 양사는 현재 영양제 디스펜서에 대한 기술적 측면과 헬스케어 관리 플랫폼이라는 서비스 아이디어 측면을 두고 도용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알고케어는 대기업인 롯데의 탈취를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롯데헬스케어를 신고했다. 현재 공정위는 조사를 진행 중이며 중기부는 지난 17일 기술분쟁조정 조정부를 구성해 본격적인 조정에 나섰다.
정 대표는 “실제로 조정에 들어가 보니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 불리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며 “어렵고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꺾지 않았다. 정 대표는 “가지고 있는 증거가 너무 많기 때문에 5년이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내 최고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4년간 재직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 출신이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알고케어 분쟁 사례가 크게 이슈가 되면서 최근 특허청과 중기부에 들어오고 있는 대기업 기술탈취 신고가 몇 배가 늘었다고 한다”며 “우리 사례가 스타트업 업계에 좋은 선례로 남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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