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유지관리 미흡, 적절한 통제 및 보수 못 해
사조위, 코레일·SR·철도공단에 안전권고 발행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3시 20분경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구내(대전 대덕구 소재)에서 발생한 ㈜에스알의 제338호 SRT 고속열차 궤도이탈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3일 발표했다.ⓒ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3시 20분경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구내(대전 대덕구 소재)에서 발생한 ㈜에스알의 제338호 SRT 고속열차 궤도이탈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3일 발표했다.
사고열차는 대전조차장역 구내 경부고속선상 N34A호 선로전환기로부터 약 5m 전방의 선로변형 발생 지점을 약 98km/h의 속도로 통과하던 중,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으로 열차 진행방향 2번째 차량(1호 객차)의 앞대차(독립대차) 차륜이 최초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을 느낀 사고열차 기장이 비상제동을 체결했으나, 맨 마지막 10번째 차량(후부 동력차)의 앞대차(독립대차) 차륜도 추가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한 후 최초 탈선지점으로부터 약 338m 지난 지점에서 최종 정차했다.
이 사고로 승객 11명이 부상(1명 입원, 10명 당일 귀가)을 입었고, 차량, 레일, 침목, 궤도회로 및 전차선 설비 등이 파손됐으며, 211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운휴 14개, 지연 197개)을 받았다.
사조위는 사고발생 즉시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 차량·잔해·레일 상태를 확인하고, 운행기록·무선녹취록·CCTV 영상을 확보․분석하는 등의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초동조사결과 사고구간(고속-일반선 연결구간)에 대한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해 선로변형이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이후 7월 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사고구간과 유사한 구간에 대해 궤도, 노반, 자갈 등의 상태를 특별 점검, 보강조치' 할 것을 긴급 안전권고했다.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KTX 선행열차와 3분 전 SRT 선행열차 기장이 각각 선로변형을 발견 또는 감지했음에도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지난해 8월 26일 코레일과 ㈜에스알에 '선로변형 등 이례적인 상황을 발견할 시에는 관련규정(매뉴얼) 준수, 원활한 의사소통체계 확립 등을 실시'하도록 추가로 긴급 안전권고했다.
조사결과, 이번 사고원인은 '장대레일의 중계레일 부분에 좌굴이 발생한 후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변형이 확대된 것'으로 결정됐다.ⓒ국토부
조사결과, 이번 사고원인은 '장대레일의 중계레일 부분에 좌굴이 발생한 후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변형이 확대된 것'으로 결정됐다.
중계레일은 철도선로에서 서로 다른 레일을 이어 사용하기 위해 단조 제작한 레일이다. 좌굴은 온도 상승에 의해 레일이 팽창해 그 축압력이 횡저항력 보다 커져서 횡방향으로 급격히 부풀어오는 현상을 말한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중계레일임에도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한 것이 사고 기여요인으로 꼽혔다.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로변형이 발견됐으나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계레일 부분이 일반레일 부분보다 도상 침하와 뜬 침목 발생 가능성이 높았고, 궤도강성의 차이로 레일 표면이 큰 힘을 받게 되는 등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었다.
궤도 뒤틀림이 보수기준을 초과해 레일에 큰 횡압이 작용했고, 도상 자갈이 부족해 도상횡저항력이 약했으며, 장대레일 재설정이 시행되지 않아 레일에 축력이 쌓이는 등 궤도가 불안정했다.
또 궤도 뒤틀림이 보수기준을 초과했으나 보수를 적절히 시행하지 않았고, 선로에 대한 하절기·일상순회 점검 등을 적정하게 시행하지 않는 등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했다.
사고당일 레일온도가 50℃ 이상으로 상승해 장대레일에 열팽창에 의한 축력이 쌓였을 것으로 보이며(사고당일 폭염주의보 발효)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행열차(KTX) 기장에 의해 선로변형이 발견됐으나, 보고·지시·점검 등의 과정에서 관계자의 보고체계 미준수·부적절한 용어 사용·불명확한 점검위치 통보·점검 미흡 등으로 사전에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사조위는 코레일에 5건, (주)에스알에 1건, 국가철도공단에 3건 등 총 9건의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코레일에는 중계레일이 설치된 지점(1767개소)은 구조적인 취약점을 보완하거나 취약개소로 지정해 관리하고, 궤도 뒤틀림은 적기에 보수, 도상자갈 부족 구간은 신속하게 보충하며, 중계레일 교환 후 장대레일 재설정을 철저히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궤도틀림 결함이 지속 발생하거나 장대레일을 완전하게 재설정하지 않은 구간은 특정지점 및 취약개소로 지정해 하절기 점검을 실시하고, 일상순회 점검도 철저히 시행, 선로의 변형 발견·감지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지시·점검 등의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하도록 관련 규정 및 매뉴얼을 보완한 후 체계적인 교육·훈련 등을 시행하도록 주문했다.
상시로컬역의 운전작업내규(매뉴얼)에 '선로 고장 발견 등 수보 시 조치' 등에 대한 사항을 명확히 정하고, 운전취급자(로컬관제원)에 대한 운전취급 이론과 실무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주)에스알에는 선로의 변형 발견·감지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 등의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하도록 관련 규정 및 매뉴얼을 보완한 후 체계적인 교육·훈련 등을 시행하도록 조치했다.
국가철도공단에는 도상 침하 및 뜬 침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중계레일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개선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선로유지관리지침을 개정, 시행하도록 했다. 이어 코레일에 위탁한 선로 등 시설물이 적정하게 유지관리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하는 등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외부전문가 자문, 관계인 의견청취, 위원회 심의·의결(3.30)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조사보고서 전문은 사조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조위 관계자는 "즉시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계획 또는 결과를 제출토록 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안전권고 이행 상황 점검을 통해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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