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가계대출 첫 감소…"고금리 영향"
카드사용액은 '역대 최대'…소비 회복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빚)이 약 10년 만에 줄어들었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에 허덕이던 차주들이 빚을 갚고, 대출규제도 강경한 탓에 수요가 줄어든 결과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했다. 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 이후 39분기 만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 중 카드 사용액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749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7조5000억원 줄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01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7000억원 늘었는데, 주택 거래가 부진하면서 증가 폭은 지난해 3분기(6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736조7000억원)은 대출금리 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지속 등으로 12조2000억원 줄며 5분기 연속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7조8000억원 감소했는데,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역대 최초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DSR 등 핵심 대출규제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줄고, 고금리가 부담스러운 차주들이 빚을 갚고 있다는 의미다.
가계신용 잔액 추이. ⓒ한국은행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분기 보다 4000억원 감소한 반면,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3조8000억원 급감했다.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3조3000억원 줄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이에 대해 "2금융원에서 받은 변동금리 주담대가 1금융권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영향"이라며 "특히 상호금융에서 주담대 감소폭이 컸는데 최근 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17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나 8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박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됐고,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회복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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