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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고전하는 해외 뮤지컬계 vs ‘최대 호황’ 이끈 한국


입력 2023.02.08 14:44 수정 2023.02.08 14:4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지난해 한국 뮤지컬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가 여전히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년 결산 공연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에 따르면 2022년 공연시장의 티켓판매 규모는 약 5590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3897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약 738만명이 관람해 약 4253억원의 티켓판매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공연시장 티켓 매출의 76%를 차지하는 수치다.


ⓒCJ ENM ⓒCJ ENM

해외 뮤지컬 시장 역시 최근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회복에 고전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공연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연간 9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객 1400만명이 티켓 구매에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를 지출하는 뉴욕의 주요 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연말 특수로 불리는 12월26일부터 1월1일까지 약 661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이후 최대 흥행 기록이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론 회복하지 못했다.


팬데믹 영향이 지속되면서 아쉬운 소식도 들려왔다. 연극과 뮤지컬을 통틀어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가진 ‘오페라의 유령’이은 오는 4월 16일 1988년 뉴욕 초연 이후 35년 만에 브로드웨이 공연의 막을 내리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다. 당초 2월 18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종연 사실이 알려진 후 뉴욕 공연 팬들의 아쉬움 속에서 연이어 매진되며 공연이 두 달 가량 연장됐다.


해외 뮤지컬계와 달리 한국 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타 중심의 마니아 관객 증가, 영화·유튜브 등 대중적 콘텐츠 기반 공연을 통해 새로운 관객 유입을 들 수 있다. 박효신, 박은태, 홍광호, 김준수, 옥주현 등이 매출을 견인하고 영화와 뮤지컬이 동시 개막(‘영웅’)하거나 유튜브나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티켓값 인상’이다. 지난해 11월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가 처음으로 16만원(VIP석 기준) 고지를 돌파한 이후, 대극장 뮤지컬 제작사들이 연이어 높은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물랑루즈!’는 18만원, ‘베토벤’과 ‘캣츠’는 17만원, ‘오페라의 유령’은 19만원이 책정됐다. 코로나 팬데믹 중이었던 지난해만 해도 15만 원 수준에서 형성됐던 VIP 좌석의 표값이 불과 몇 달 만에 20% 넘게 인상된 것이다.


물론 티켓 단가 상승이 표면적으로 시장 규모를 키운 요인이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티켓 단가 상승의 영향만으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공연건수와 티켓판매수, 티켓판매액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가장 심했던 2020년 동기 대비 뮤지컬 티켓판매액은 194% 증가했는데, 동시에 공연건수도 211%, 티켓판매수도 188% 상승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온전한 관람객 증가로 성장을 이뤄낸 만큼, 올해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공연시장은 변동 폭이 크고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아 시장 규모를 정확한 수치로 전망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이나 대규모 사건·사고 등 공연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외부적 요인 없이 2022년의 성장세와 탄력을 이어간다면 2023년 한국 공연시장은 약 9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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