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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30%에 불과하던 ‘창작 뮤지컬’의 반란


입력 2022.12.28 07:03 수정 2022.12.28 07:0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시장 4000억 규모...창작뮤지컬이 성장 견인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 올해 뮤지컬 시장서 최대 매출 기록

내년에도 '베토벤' '베르사유의 장미' '시스터스' 등 공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27일 기준) 뮤지컬 시장은 티켓판매액 4120억6153만원을 넘어섰다. 그간 국내 뮤지컬 시장은 3500억원~4000억 규모라고 언급해왔지만, 티켓판매액만으로 4000억원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건, 점유율 30%에 불과하던 창작 뮤지컬이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다.


뮤지컬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올해 뮤지컬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작품은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다. 지난 6월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찾은 ‘웃는 남자’는 이번 시즌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온라인 티켓 예매사이트 공연 카테고리 전체 1위를 기록했으며 동시에 대다수의 회차가 순식간에 전 좌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3분위 뮤지컬 티켓판매순위 상위 20개 공연을 봐도 창작 뮤지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상위 20개 공연 중 창작뮤지컬 11개, 라이선스 5개, 아동 2개, 내한 1개, 갈라 1개가 차지했다. 이 중 1위를 차지한 ‘웃는 남자’를 시작으로 ‘엘리자벳’(4위) ‘마타하리’(5위) ‘서편제’(8위) ‘사의찬미’(11위) ‘번지점프를 하다’(14위) ‘모래시계’(15위) ‘비더슈탄트’(16위) ‘V 에버 애프터’(17위) ‘빨래’(18위) ‘미아 파밀리아’(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프리다’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렛미플라이’ 등 중소극장 뮤지컬은 창작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을 압도한 상황이다. 그간 라이선스 위주의 한국 뮤지컬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실제로 창작뮤지컬 시장 점유율은 전체 뮤지컬 시장의 30%대에 머물렀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점유율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작뮤지컬 시장의 성장은 올해 초부터 예견되기도 했다. 대형 뮤지컬 제작사가 앞다퉈 중소형 창작뮤지컬 제작에 뛰어들면서다. 라이선스 뮤지컬 ‘헤드윅’ ‘젠틀맨스 가이드’의 제작사 쇼노트는 대학로 소극장 창작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를 선보였고, EMK뮤지컬컴퍼니도 중소형 창작뮤지컬 ‘프리다’를 무대에 올렸다.


ⓒEMK, 신시컴퍼니 ⓒEMK, 신시컴퍼니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여전히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뮤지컬계에선 창작 작품의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더 실감하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제작능력은 이미 증명됐기 때문에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선보일 때가 온 것”이라며 “내수 시장만 보더라도 라이선스로 인해 생긴 여러 기형적인 문제를 창작 뮤지컬 제작으로 체질개선에 나서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문제는 창작 뮤지컬의 성장이 올해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올해 창작 뮤지컬의 흥행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회복이 더딘 콘서트 대신 뮤지컬로 20대 관객이 몰렸다는 점, 해외 작품을 들여오거나 내한 공연에 제약이 있었던 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창작 뮤지컬 시장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년에도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공연을 위주로 선보였던 뮤지컬 제작사가 창작 뮤지컬 제작에 나서면서 이런 전망을 가능케 했다. 실제로 에이콤은 지난 21일부터 뮤지컬 ‘영웅’ 장기 공연의 막을 열었고, 내년 1월 12일부터 EMK뮤지컬컴퍼니는 쿤체, 르베이 콤비를 내세운 창작뮤지컬 ‘베토벤’을 무대에 올린다. ‘베토벤’에는 박효신·박은태·카이·옥주현·조정은·윤공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캐스팅된 상태다.


또 EMK컴퍼니는 내년 연말 새로운 대형 창작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명가로 불리는 신시컴퍼니 역시 중형 창작뮤지컬 ‘시스터즈’를 내년 라인업에 올렸다. 이밖에도 오디컴퍼니는 해외에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있고, CJ ENM도 자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창작뮤지컬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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