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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기소…李 리더십 최대 위기


입력 2022.12.10 03:00 수정 2022.12.10 09:3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檢 수사 본격화에 당내 우려 커져

李 "탈탈 털어보라, 부끄럼 없다"

결백 주장하며 불신 해소 주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9일 구속 기소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정 실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정 실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실장이 공모 관계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이자, 민간사업자들의 보통주 중 24.5%의 지분권자로 지목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른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취임 석 달여 만에 흔들리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를 저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유감 표명 촉구는 물론 분당론까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며 내년 초에는 이 대표가 퇴진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큰 건 사실"이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당 밖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만큼 충분히 수권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이재명 리스크' 대응하느라 다른 데는 큰 신경을 못썼다"고 지적하면서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1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1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검찰의 정 실장 기소 직후 페이스북에 직접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저를 직접 수사하겠다고 벼르는 모양이다. 10년간 털어왔지만 어디 한 번 또 탈탈 털어보라"며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능 무도한 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적 제거를 위한 '이재명 때리기'와 '야당 파괴를 위한 갈라치기' 뿐"이라며 "검찰정권은 저의 정치생명을 끊는 것이 과제이겠지만 저는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 유일한 소명이다. 검찰 독재 정권의 탄압을 뚫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비교적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던 이 대표가 빠르게 나선 건,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자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 표명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한 입장', '소환 통보 시 출석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당 차원에서 규탄 입장을 낸 것도 같은 의도로 읽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이 제기한 혐의들은 하나같이 전언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물증 역시 하나도 없다"며 "결국 정 실장 기소의 최종 목적은 이 대표다. 윤석열 검찰이 제1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를 무너뜨리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선거에 졌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이유로 이런 수모와 정치적 핍박을 받아야 하느냐"면서 "제1야당 대표를 표적으로 한 '카더라 기소'를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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