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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기다리며' 에어컨 없는 축구장에서 첫 야간 킥오프


입력 2022.12.05 14:16 수정 2022.12.05 14:2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브라질과의 16강 열리는 스타디움 974, 에어컨 없는 축구장

답사일 휴식 취한 벤투호, 적응 면에서도 브라질에 비해 불리

전력과 환경 모든 면에서 밀리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기적 꿈꿔

6일 대한민국-브라질전 열릴 스타디움 974. ⓒ AP=뉴시스 6일 대한민국-브라질전 열릴 스타디움 974. ⓒ AP=뉴시스

벤투호가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에어컨 없는 축구장에서 늦은 밤 경기를 치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킥오프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피파랭킹 1위)과 격돌한다. 한국시각으로는 6일 오전 4시 킥오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오른 한국에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너무나도 어려운 상대다. 역대전적에서도 절대 열세(1승6패)다.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평가전에서도 네이마르-히샬리송-제주스-코치뉴에 골을 내주고 1-5 완패했다. 당시 경기에는 수비의 핵 김민재를 비롯해 카타르월드컵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강인-조규성이 뛰지 않았지만, 있었다 해도 승패를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한국은 원정 경기장 적응 면에서도 브라질에 비해 불리하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렀다. 홈 같이 느껴졌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수십 개의 송풍구가 있는 에어컨 시스템이 설치된 경기장으로 선수들이나 관전하는 팬들로서도 중동의 무더위를 느낄 수 없는 쾌적한 환경이다. 현지시각으로 오후 4시 킥오프도 가능했던 이유다.


브라질과의 16강전이 열리는 스타디움 974는 카타르월드컵 개최를 위해 임시로 쌓아올린 경기장이다. 산업 유산의 상징성을 띤 컨테이너 974(카타르 국제전화 식별번호)개를 활용해 지어진 독특한 경기장으로 대회 폐막 뒤 철거된다. 그렇다보니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여되는 에어컨 시스템도 없다. 인접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도 높은 해풍에 기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곳에 배정된 경기는 모두 뜨거운 낮을 피해 현지시각 밤 10시에 킥오프한다.


이전까지 벤투호는 오후 4시 두 번, 오후 6시 한 번 킥오프하는 경기를 치렀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에어컨이 없는 경기장에서 야간에 경기를 치르게 됐다. 벤투호는 답사 대신 선수단에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하루를 푹 쉬었다. 우리와 달리 브라질은 G조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한 차례 경험했다. 전력이나 환경 면에서 브라질에 밀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우루과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극적으로 16강까지 진출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브라질이 강한 것을 누가 모르나. 하지만 우리의 지금 기세라면 제대로 붙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욕을 나타내고 있고, 김민재도 “(부상으로 인해)찢어지더라도 브라질 앞에서 제대로 뛰어 보고 싶다”고 말한다.


선수들에게는 승패를 떠나 정말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낮에 킥오프 하든 밤에 킥오프 하든 그것에 맞춰 수면 시간을 줄이고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는 팬들의 마음도 같다. 브라질전이야말로 즐기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이변의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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