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짜몽´ vs ´도라에몽´ "누가 맞을까?"

연합뉴스

입력 2008.07.05 11:06  수정 2008.07.05 10:27

"도라에몽? 동짜몽 아니었던가?"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가 ´도라에몽-진구의 마계대모험´을 관람한다면 이런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사실 파란 바탕에 얼굴과 배만 하얀 데다 동글동글한 2등신 몸매인 이 우스꽝스러운 로봇 고양이는 어른들에게는 ´동짜몽´으로 더 익숙하다.

일본 만화 캐릭터만 따진다면 요즘 어린이에게 ´짱구´가 있듯 80년대 아이들에게는 ´동짜몽´이 있었다.

얘기인즉 이렇다. ´동짜몽´ 원조쯤 되는 도라에몽은 태생지가 일본. 1969년 생이니 올해 39살이다.

탄생 직후에는 만화책으로 등단했다가 70년대 후반 이후에는 줄곧 TV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 중이며 극장용 영화로 제작된 편수만 27편을 헤아리니 가히 일본의 국민 캐릭터라 할 만 하다.

이 캐릭터가 ´동짜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닌 게 된 것은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전으로, 일본 만화의 해적판이 난무하던 80년대 상황과 관련이 있다.

지금처럼 한일간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까닭에 ´도라에몽´을 ´동짜몽´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만든 가짜가 나돌았던 것이다. ´동짜몽´은 ´동글 짜리 몽땅´에서 첫 글자만 따온 한국식 이름이다.

어설픈 베끼기였지만 오리지널의 공식적인 진입이 불가능했던 당시 동네 만화방에서 이 짝퉁판은 꽤 인기 있었다.

물론 당시에도 오리지널 도라에몽을 만났던 친구도 있다. 베타 비디오 플레이어를 지닌 부유한 집안의 어린이나 그들을 친한 친구로 두고 있던 운 좋은 어린이가 그들이다.

´동짜몽´이 ´도라에몽´이라는 제 이름을 찾은 것은 1995년. 국내 출판사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한 만화잡지 ´팡팡´에 연재를 시작한 ´도라에몽´.

하지만 진짜 도라에몽은 가짜 동짜몽 시절 만큼의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후 MBC에서 2001년 이후 2년 가량 방영하기도 했지만 중도 종영이란 쓴 맛을 본 일도 있다.

이런 ´도라에몽´이 비로소 한국 팬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은 2006년 케이블 TV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다.

이 ´도라에몽´ TV판은 이후 현재까지 롱런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챔프의 만화 부문 시청률 집계에서 ´짱구는 못말려´에 이어 당당히 2위에 랭크하기도 했다.

도라에몽은 얼룩고양이를 뜻하는 ´도라네코´와 오뚝이를 의미하는 ´에키몽´을 합친 말. 원작자인 만화가 후지코 후지오는 작업실에 자꾸 뛰어들던 얼룩 고양이와 딸이 갖고 놀던 오뚝이를 보고 훗날 일본의 ´미키마우스´가 된 도라에몽을 고안해 냈다 한다.

도라에몽은 친구 비실이와 퉁퉁이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엄마나 선생님에게 혼나기가 일쑤인 초등학생 진구를 돕기 위해 미래인 22세기에서 왔다.

앞 주머니에 숨겨 놓은 마법 도구들로 진구를 돕곤 한다. 몸에 붙이면 하늘을 날 수 있는 ´대나무 헬리콥터´, 외국어를 이해할 수 있는 ´통역 곤약´, 추운 데서 더위를 느끼게 하는 ´거꾸로 크림´, 몸에 붙이면 남들이 못 보게 되는 ´사라지는 별´, 상대를 기쁘게 하는 ´아부 립스틱´ 등은 진구와 진구 친구들을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17일 개봉하는 ´도라에몽-진구의 마계대모험´은 일본에서는 작년 개봉한 최신판으로 그동안 만든 극장판 중 처음으로 한국 스크린에 내걸린다.

´만약에 박스´를 이용해 현실 세계를 ´마법의 세계´로 바꿔 놓는 진구와 도라에몽이 친구들과 힘을 모아 지구를 정복하려는 마계의 대마왕에 맞선다는 스토리. 모험담과 판타지, 유머가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는 만큼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전국 60개 극장에서 한국어 더빙판으로 상영된다.[연합뉴스 =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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