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제2 채안펀드 실무 논의...ABCP 셀프매입도 검토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10.26 11:18  수정 2022.10.26 11:20

나재철 금투협회장, 증권사 9곳과 1조 규모 제2 채안펀드 논의

배임 소지 가능성 등 업계 우려도...이날 오후 후속 논의 진행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사옥 전경ⓒ금투협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26일 ‘제2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 대한 실무 논의에 착수한다. 이 자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셀프 매입’ 방안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사옥에서 ‘제2 채안펀드’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대형증권사들이 자금을 모아 중소형 증권사들을 도와주는 방식의 펀드를 조성하자고 논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열리는 회의는 사장단이 아닌 실무 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지난 24일 주요 증권사 사장들과 만나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9곳의 사장단이 참석했다.


당시 회사 별로 500억~1500억원을 지원, 최대 1조원 가량으로 펀드를 조성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형 증권사 ABCP 등을 매입해주자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회의는 민간 차원의 노력을 강조해온 금융당국의 요청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가 부족하다면 더 늘릴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제2의 채안펀드’에 대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대형사들이 중소형 증권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 출자를 승인하면 대표이사는 향후 배임 소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은 앞선 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이날 회의에선 부동산 PF ABCP ‘셀프 매입’ 방안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 PF-ABCP를 떠안는 식의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원회 등 당국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들과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며 “이날 진행되는 회의와 관련해선 아직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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