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10-1로 크게 이기고 있던 8회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은 최경환의 머리를 향해 직구를 던졌고, 흥분한 최경환이 노려보자 오히려 앞으로 다가서며 상대를 자극했다.
윤길현은 경기 후 최경환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밝혔고, SK 구단 홈페이지에도 공식사과문을 올려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윤길현 미니홈피를 찾아 비난의 글을 남기는 등 빈볼을 던진 후 그의 태도에 대해 문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윤길현은 왜 최경환을 향해 빈볼을 던졌을까? 답은 바로 ‘무관심 도루’ 때문이다. 윤길현은 최경환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1루 주자 이재주가 무관심 도루를 하자 곧바로 빈볼을 던졌다. 앞선 6회초에도 최경환은 선발투수 레이번과 무관심도루로 인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무관심 도루는 점수가 크게 벌어진 경기 후반, 1루 주자가 아무런 제지 없이 2루로 도루하는 것을 말한다. 수비하는 쪽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으며 기록원 역시 도루로 체크하지 않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규칙 10.08(g)에 따르면 ‘주자가 단지 진루에 대한 수비 측의 무관심으로 진루하였을 경우 도루를 기록하지 않고 야수선택으로 기록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레이번은 무관심도루에 불만을 나타냈고, 이를 최경환이 ‘2루에서 싸인을 훔치지 마라’라는 뜻으로 오해해 벤치 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8회초에도 또다시 무관심도루가 이어지자 윤길현이 빈볼을 던졌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야구경기에서 선수들 간의 몸싸움과 빈볼시비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후 잘못한 선수는 모자를 벗어 깔끔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지만 윤길현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윤길현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빈볼을 던졌다’가 아닌 ‘빈볼을 던진 후의 뻔뻔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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