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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족했다, 모든 논란 제 불찰" 박순애 사퇴…학제개편안 폐기 수순


입력 2022.08.08 17:47 수정 2022.08.08 20:08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취임 34일 만에 사퇴, 尹정부 장관 첫 사임…사실상 경질

만 5세 입학 학제개편, 외국어고 폐지 졸속 추진 후 비난 여론 및 논란 야기

9일 예정됐던 교육부의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학제개편안 내용 삭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위원 사임인데, 학제개편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의미로 박 부총리가 사실상 경질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예정됐던 교육부의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만 5세 입학'과 관련된 주요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돼 학제개편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많이 부족했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박 부총리의 사퇴는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34일 만이고,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안을 발표한 지 열흘 만이다.


그동안 박 부총리는 학제개편안에 이어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하며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앞서 박 부총리는 김인철 후보자가 '온가족 풀브라이트 의혹' 등으로 지난 5월 3일 낙마한 이후 '깜짝' 발탁됐고 교육 비전문가·만취운전·논문 표절 의혹 등 자질 논란으로 지명 40일 만에 가까스로 임명장을 받긴 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공공 성과관리 부문 전문가로서 교육부 조직·인사의 전면 쇄신을 추진할 것으로 주목됐다.


실제로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에게 한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성과 창출형'으로 조직을 혁신하고 인사를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유보통합'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거리가 멀고 교육 당사자인 시도교육청·교원·학부모, 교육 전문가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 전혀 없이 이뤄진 발표로 '졸속 추진'이라는 거센 반발을 샀다.


고교체제 개편도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전 정부가 추진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을 일관성 없이 절반만 뒤집는 '자사고 존치 및 외고 폐지' 방안을 박 부총리가 느닷없이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만 5세 입학' 등 학제개편안은 당장 강력한 반대 여론이 확인됐고, 이것이 장관 사퇴로까지 이어진 만큼 이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9일 예정됐던 교육부의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만 5세 입학'과 관련된 주요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계에서는 학제개편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의미로 박 부총리가 사실상 경질된 것인 만큼 학제개편안 역시 사실상 폐기 수순이라고 봐야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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