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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보다 빠르다’ PGA 김주형, 쿼드러플 뚫은 초고속열차


입력 2022.08.09 06:01 수정 2022.08.08 22:2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20세 1개월 18일 만에 PGA 윈덤 챔피언십 우승

골프 황제보다 뻐른 속도로 PGA 정상 밟아

1R 쿼드러플 보기 악재 딛고 5타 차 앞선 1위

김주형 ⓒ 뉴시스 김주형 ⓒ 뉴시스

“이렇게 빨리...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김주형(20·CJ대한통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감격에 젖어 한 말이다.


김주형은 8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펼쳐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로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적어내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주형은 전반 임성재(CJ대한통운)를 추월했다. 10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5~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고 4타 차 선두가 된 이후 5타 차로 우승했다.


20언더파는 윈덤 챔피언십 역대 최저타 우승 기록. AP통신은 "김주형은 2000년 PGA 투어에서 62타를 치며 처음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가 연상된다"는 찬사를 보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연소(20세 1개월 18일) PGA챔피언 등극이다. PGA로 범위를 넓혀도 조던 스피스(19세 11개월 1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빠른 속도라 현지에서 쏟아낸 “김주형이 기적을 일으켰다”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다. 김주형의 ‘롤모델’ 우즈도 20세 9개월 6일의 나이에야 첫 우승을 맛봤다.


상상하지 못했던 최연소 우승에 김주형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우승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주형을 응원해왔던 사람들도 그가 이렇게 갑자기 클 줄은 몰랐다.


지난해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김주형은 올해 비회원으로 PGA 투어에 나섰다. 7월 초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위, 로켓 모기지 클래식 단독 7위에 오른 김주형은 비회원에서 벗어나 특별 임시 회원 자격을 받았다. 특별임시회원 자격으로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김주형이 정규투어 15개 대회 출전 만에 차지한 첫 우승이다.


김주형 ⓒ 뉴시스 김주형 ⓒ 뉴시스

이번 우승이 더욱 놀라운 것은 1라운드 1번(파4)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고도 5타 차 앞선 선두로 대회를 마쳤다는 점이다. 김주형은 쿼드러플 보기 이후 무려 24타 줄이며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에 대해 김주형은 “실수를 범했지만 플레이가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컷통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냥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돌아봤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에서 이름을 따온 톰 킴(김주형)은 언덕을 오르는 험난한 열차가 아니다. 김주형은 초고속열차"라고 평가하면서 "1983년 이후 1라운드 첫 번째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한 첫 번째 선수이자 우승을 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첫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은 우승 상금 131만 4000달러(약 17억622만원)를 챙겼고, 세계랭킹에서도 13계단 상승한 21위까지 올라 PGA 투어 정식 회원으로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도 출전하게 됐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월요일에 기쁜 소식을 자주 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김주형의 약속은 기적을 맛본 갤러리들을 더욱 흥분케 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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