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시민 2명이 5일 오후 청계광장 옆에서 1인시위를 하던중 지나가던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과 잠시 각자의 견해를 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
한반도 대운하에 찬성하는 한 시민이 5일 오후 청계천 광장 옆에서 대운하 찬성론이 적혀있는 피켓을 펼쳐놓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아줌마 부끄러운 줄 알아요” “독재하는 김정일 정권 하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촛불을 들 순 없습니까” “일본도 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합니까. 정부의 협상력 문제예요”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데 일본과 우리가 국력이 같습니까? 우리도 전수검사 등 과학적 방법으로 그럼 안전성을 증명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를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5일부터 ‘72시간 철야’를 선언하고 대정부 압박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청 앞 광장과 청계광장 등 ‘촛불의 성지’을 중심으로 보수진영이 재결집하는 양상이다.
5일 청계광장 옆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서는 시민들 간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한반도대운하를 찬성하는 ‘한반도대운하 지지 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대운하지지 피켓 시위를 벌이자, 촛불집회 참석차 이동하던 시민들이 항의하면서 양측간 입씨름이 일어난 것.
취임 100일 지난 대통령인 만큼 초반의 미숙한 국정운영은 비판하되 야간 도로점거 등 불법시위를 하거나 반정부 움직임 등으로 이어지는 건 지나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한미 FTA와 한반도대운하가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위기’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 사회 각 분야의 기분을 세계적 기준에 맞춰 선진화로 나가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양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이에 대해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걸음을 옮기던 시민들은 비난과 불만, 힐난을 쏟아냈다. “누구의 사주를 맏고 나왔느냐”는 질문에서부터 “그럼 우리 한번 논리적으로 얘기해보자”는 반응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피켓 시위자 주변을 둘러싸고 사진을 찍거나 이들과 시위 참가 시민들의 언쟁에 귀를 기울이며 차분히 지켜봤다. 20, 30대 일부 시민들은 “그렇게 좋으면 당신이나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라” “소신은 있지만 가장 급선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는 것” 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야유의 박수와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피켓 시위에 참여한 중년 여성은 “오후 4시 이곳을 지나다 피켓시위를 하는 걸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면서 “북한 동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독재의 그늘에서 신음하며 굶주리고 있다. 한민족인 그들을 위해 왜 촛불을 들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게 바로 좌파들의 이중성”이라며 “나는 그게 싫어서 여기 있는 것이다. 무작정 안 된다고 하지 말고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몇몇 시민들은 “북한은 나중 문제”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국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그들도 돌아볼 수 있다”고 응수했다. ‘좌파’라는 말에 코웃음을 치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발끈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반정부 기조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반박이 이어지는 등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을 둘러싼 찬반 입장이 격렬히 맞붙고 있는 현재, 혼란스런 시민들의 속내가 드러난 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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